KT스카이라이프가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이 송출수수료 관련 방송법 금지 행위를 위반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유료방송 사업자가 홈쇼핑 송출수수료 분쟁과 관련해 방통위에 신고한 첫 사례다. KT스카이라이프는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이 2016년 송출수수료를 일방으로 감액, 지급했다고 밝혔다. 일방 감액 지급은 계약 조건 등을 부당하게 설정·변경한 것으로, 방송법과 방송법 시행령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2016년 1월 1일자로 갱신된 계약이 유효한 상황”이라면서 “송출수수료 변경 또는 조정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홈쇼핑 사업자는 송출수수료 협상이 진척되지 않아 입금했다고 반박했다.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거래액이 줄어 감액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홈쇼핑 관계자는 12일 “KT스카이라이프가 송출수수료 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전년과 같은 금액을 청구했다”면서 “송출수수료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최후 수단으로 금액 인하 지급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홈쇼핑이 방송법 금지 행위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사실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지 행위 위반으로 판단되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신고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뉴스해설〉 객관화된 정보·기준 절실 “정부 중재해야”
KT스카이라이프의 CJ오쇼핑, 현대홈쇼핑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 신고는 예상된 시나리오다. KT스카이라이프뿐만 아니라 유료방송사업자와 홈쇼핑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다.
갈등 원인은 정보 불투명으로 인한 상호 불신이다. 유료방송과 홈쇼핑 모두 상대 주장을 믿지 않는다. 홈쇼핑 사업자는 유료방송사업자에 거래액 감소를 이유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한다. 그러나 거래액 총액만 제시할 뿐 세부 근거를 공개하지 않는다. 유료방송사업자는 홈쇼핑사업자가 원하는 다른 홈쇼핑사업자의 송출수수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사업자 간 자율 협상에도 원활한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방통위는 물론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 부처가 갈등이 지속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에 대한 감액 지급의 금지행위 위반 여부 판단은 물론 근본 대책 수립을 고민해야 한다.
KT스카이라이프의 신고로 정부가 중재해 객관성이 있는 정보에 바탕을 둔 투명한 기준을 마련, 유료방송·홈쇼핑 사업자 간 합당한 계약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차제에 미래부가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처럼 관계 부처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