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오는 3월 일본 후쿠시마 노선 전세기 운항에 승무원들을 강제 투입해 갈등을 빚고 있다. 후쿠시마 지역은 2011년 대지진 당시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서성 물질이 대량 누출된 곳으로, 공기 중 방사능 수치가 현재 인간 치사량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오는 3월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후쿠시마`를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항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탑승하는 승무원 명단을 통보했다. 이번 전세기 운항은 일본 관광업체 요청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다.
후쿠시마 항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정기편을 운항했다. 이후 후쿠시마원전사태로 정기편 운항을 폐쇄하고 2013년까지 부정기편을 일부 운항했지만 원전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해 더는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제주항공 후쿠시마 노선에 투입하는 승무원 선발 과정에서 사측과 승무원 간 심한 갈등이 발생했다. 제주항공 측은 탑승을 꺼리는 승무원들에게 해당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언론의 우려와 달리 낮은 수준이라는 자료를 통해 설득작업을 펼쳤으나, 승무원 설득에는 성공하지 못해 선발 및 통보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부정기편 탑승업무를 배당받은 승무원들은 회사 측의 결정에 반발, 부정기편이 투입되는 내달 18일과 20일자로 휴가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승무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조종사 자격을 갖춘 팀장급 관리자들을 객실 사무장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승무원 반발에도 운항 일정을 취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후쿠시마 지역 전세기 운항은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후쿠시마 현지 여행사 요청으로 두 번만 진행될 계획”이라며 “승무원을 강제로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위 추첨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한편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의 공기 중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530 시버트(생물학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낸 단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 기준 치사량의 100배에 달한다. 아주 약간의 노출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숨지게 만들 수 있는 수치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