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이 호황기를 끝내고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본격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중국 투자조정 등 신흥국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4차 산업혁명 확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공세 확대 등으로 통상환경이 더욱 불확실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고부가가치 중간재와 고품격 복합상품 생산·수출을 확대하는 장기 무역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12일 `한국 무역, 뉴노멀 시대의 도전과 대응` 보고서를 내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무역이 비정상적인 정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무역 회복이 지연되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V자`로 회복 후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세계 무역이 20년 간 호황기를 끝내고 정상으로 회귀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세계수입 증가율을 세계GDP 증가율로 나눈 수입 소득탄력성은 2012~2015년 사이 가장 낮았다. 수입 소득탄력성은 2000~2004년 이후 특히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세계 투자재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투자주도형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구조조정과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인한 원유·원자재 수출국 자본지출 삭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또한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주요 업종의 세계 투자재 생산에 소요되는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우리나라는 무역 위축기인 2011~2014년에 경기 둔화에 민감한 최종재의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경기저항력이 강한 중간재 수출의 증가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고부가가치 중간재·수출을 발굴하는 장기 무역경쟁력 강화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특히 뉴노멀 시대 무역은 제조업보다 서비스 수출 증가율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대·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제조업 자국 회귀도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무역침체기에도 반도체 등 핵심 소재, 부품이 빠른 반등을 보이는 것은 뉴노멀과 새로운 산업혁명이 복합된 현상의 한 단면”이라며 “신산업은 물론 주력산업에서도 생산성, 활용성이 높은 소재부품과 이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중간재 생산과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