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조명은 의식주와 같아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 사는데 의식주를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조명도 생활에 꼭 필요할 것입니다.”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은 지인들과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제조업이 위기인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주제였다. 반도체 등 일부 분야 외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수였다. 수긍이 가는 면도 있었지만 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오늘의 CEO]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조명은 의식주와 같아 사라지지 않는다"

“제조업 자체는 영원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의식주가 생활에서 기본인 것처럼 사람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일은 시간이 흘러도 꼭 있어야 하겠죠. 제조업이 위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기업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장단점을 잊고 있다가 위기를 맞은 것이죠.”

그는 조명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양 산업이라고, 갈수록 힘든 사업이라고 말하지만 밤이 안 올 수는 없는 것처럼 조명은 필수여서 그만큼 기회가 많이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요즘 들어 더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935년 설립돼 창업 80년이 넘은 금호전기는 최근 몇 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투자한 발광다이오드(LED) 칩 사업과 신규 추진한 터치스크린패널(TSP) 사업 등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5년에 11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 등 정상화 방안을 진두지휘했고, 이런 경험을 통해 업의 본질에 관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쪽에 역량을 모으고 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 결과 눈에 띄는 성과들이 나타났다. 분기 흑자 기록과 함께 지난해 실적도 크게 개선했다. 형광등처럼 손쉽게 갈아 끼우면 되는 LED 조명은 홈쇼핑에서 매진되는 일도 있었다.

올해는 해외 성과에 공을 들인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포함한 스마트 조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일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조명에서 앞선 일본이지만 스마트 조명은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호전기의 분석이다. 금호전기는 아르헨티나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돼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전기의 강점이 조명 기술력에 있고, 80년이 넘는 업력과 번개표 브랜드라는 것을 확인하는데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특히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