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차 시장 요동치나...PSA, 오펠 인수 추진

오펠 유럽 공장
오펠 유럽 공장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독일 사업부 오펠(Opel)을 프랑스 자동차업체 PSA그룹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PSA그룹은 푸조와 시트로엥 차량 제작사다. 두 회사는 이미 스포츠유틸리티카(SUV)와 미니 밴 생산에 협력하고 있다. PSA가 오펠을 인수하면 유럽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쳐 관심이 높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두 회사 매각 건이 성사되면 GM이 유럽에서 거의 90년 만에 철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GM은 1929년 오펠을 인수했다. 협상이 성사되면 GM은 유럽에서 거의 90년 만에 철수하게 된다. GM 오펠 사업은 1990년대부터 막대한 손실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M은 1999년 이후 오펠에서 200억달러(약 23조원) 넘는 손실을 냈다.

PSA가 오펠을 인수하면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2위로 상승하면서 르노를 앞선다. 유럽자동차제작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3위 업체 PSA는 지난해 유럽 시장 점유율이 9.9%고 6위 오펠은 6.7%다. 유럽 자동차 시장 1위는 폭스바겐이다. 오펠은 한때 폭스바겐의 만만찮은 경쟁 상대였지만 1990년대부터 점유율이 하락했다. 폭스바겐은 가솔린차보다 뛰어난 연비로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디젤차를 일찍 출시했다. 폭스바겐이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로 성장하는 사이 오펠은 유럽 군소업체로 전락했다.

GM과 PSA는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GM은 2009년 오펠을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러시아 은행 스베르뱅크 컨소시엄에 매각하려다 막판에 발을 뺀 적이 있다. GM과 PSA 협상은 해고 사태를 우려하는 노동조합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강력한 오펠 노조는 이날 합병에 반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