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강성모)가 특정 파장의 빛을 선택해서 반사, 색소 없이 다양한 색을 내는 미세 광 결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르면 5년 안에 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상용화될 전망이다.
KAIST는 김신현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지금은 고인이 된 신중훈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팀이 나노 구조의 규칙성을 활용, 원하는 빛을 내는 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용 광 결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외부 광원을 광 결정으로 반사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내부 광원이 필요 없어 전력 효율이 높다. 태양광 아래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표현할 수 있다. 미세 구조에서도 RGB 삼원색을 모두 반사할 수 있는 광 결정을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기존의 광 결정은 100나노미터(㎚) 이하 미세 구조에서 여러 색을 표현할 수 없다. 결정 두께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이 반사된다. 현재 기술로는 미세 광 결정의 빛 굴절률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구형 미세 입자에 유리(SiO2), 이산화티탄(TiO2)을 부위별 다른 두께로 증착시켜서 굴절률을 조절했다. 구 형태의 경우 평면과 달리 위쪽 정상 부위에 더 큰 두께의 물질이 쌓이는 성질을 이용했다. 유리, 이산화티탄 소재의 자체 굴절률도 달라 정교하게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결과 정상 부위는 장파장의 빨간빛을 반사하고 측면 부위는 단파장의 파란빛을 반사하는 단일 미세 광 결정 구현에 성공했다. 빨간색, 파란색 중간의 색도 반사 지점을 조정, 모두 표현할 수 있다. 굴절률 변화주기는 측면에서 정상 부분으로 갈수록 커졌다.

연구팀은 자성을 활용한 광 결정 색 발현 제어에도 성공했다. 유리 및 이산화티탄 층 아래에 철 자성층을 추가로 증착했다. 철 자성층은 외부 자기장의 방향에 맞게 배향, 하나의 광 결정으로 모든 반사색을 낼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색 선명도를 높이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5년 안에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기존의 평면이던 광 결정을 원형으로 만들고, 굴절률이 서로 다른 물질을 합성해 결정 하나로 여러 색을 낼 수 있게 했다”면서 “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물론 외부의 광원을 활용하는 안내판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