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영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성분이 뇌 속 건강 단백질을 강화시켜 치매, 자폐증 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16일 제시했다.
설포라판은 브로콜리나 양배추, 콜리플라워 등 십자화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이다. 연구팀은 설포라판이 뇌 안 단백질인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 같은 건강한 유전자를 강화하도록 장기적으로 DNA 변화를 일으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BDNF가 선천적으로 부족하거나 성장기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설포라판을 흡수하면 뇌 발달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설포라판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신경세포와 유전자 변형 치매쥐 실험을 진행했다. 생쥐 뇌에서 신경세포를 분리해 설포라판이 함유된 배양액에 키우거나, 유전자 변형 치매쥐에 설포라판을 먹이고 신경세포와 뇌에서 BDNF가 나타나는 정도를 확인했다. 시냅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rkB 신호전달 단백질의 활성 정도도 확인했다. TrkB는 BDNF가 신경세포 발달과 성장에 역할을 하도록 BDNF 신호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설포라판을 생쥐에 먹이면 BDNF 발현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분자물질인 단백질 마이크로튜불결합단백질-2, 시냅토파이신, PSD-95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설포라판은 시냅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rkB와 그의 신호전달분자물질들(CREB, CaMKII, ERK, Akt)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이는 설포라판이 신경세포에서 히스톤탈아세틸효소(HDAC) 억제제로 작용해 핵단백질 히스톤3과 히스톤4의 아세틸화를 증가시키는 후성유전적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지영 교수는“설포라판이 뇌 발달과 성장, 신경계 질환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BDNF의 발현 유도를 규명한 것”이라며 “소아청소년의 뇌 발달과 성장을 돕게 하고, BDNF가 취약한 신경계질환 위험군에게 맞춤처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뉴트리션&푸드 리서치(Molecular Nutrition&Food Research)에 이달 3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