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글로벌게임센터가 총 8곳으로 늘어난다. 2015년 대구·부산경남·전북·광주에 들어섰고, 지난해 경기도 판교에 문을 연 데 이어 이달에만 경북·대전·전남 등 3곳이 개소한다.
글로벌게임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원하는 지역 게임산업 육성 인프라다. 정부와 지자체가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인프라를 늘리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위축된 국내 게임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지역 거점 역할이 기대된다.
국내 게임산업은 2008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사라지면서 정책 기능이 위축됐다. 급기야 온라인 게임 강국 위상을 중국에 내줘야 했다. 뭔가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 글로벌게임센터가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려면 필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지역별 중복을 피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다.
지금도 지역별 센터가 내세운 특화 분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너무 약하거나 모호하다. 이름만 다를 뿐 유사한 내용이 많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체감형 게임에 너무 많이 몰렸다. 일부 지역이 내세운 `융합형 게임`은 오히려 너무 포괄적이고, `글로벌 연계 게임`은 이름부터 억지스럽다.
말로만 차별화지 실제로는 잘 나가는 게임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시장성이 받쳐주는 분야를 찾으려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화부는 예전에도 지역별 특화 콘텐츠를 선정해 지원한 바 있다. 당시에도 많은 지자체가 인기 콘텐츠로 몰렸다. 하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곳은 춘천과 부산 등 차별화에 성공한 일부 지역뿐이다.
`과이불개(過而不改)`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은 더 잘못된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지역에 맞는 특화 분야를 선별해 안배하는 정책 조정 기능을 발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