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RGBW 방식을 적용한 엠플러스(M+) 패널 딜레마에 빠졌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공급 논의를 하는 가운데 엠플러스 패널 공급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4K로 인정하지 않던 엠플러스 패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일반 패널과 함께 엠플러스 LCD 패널을 공급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이유는 그동안 엠플러스 패널이 진정한 4K가 아니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각 서브픽셀이 모두 색을 내야 4K라고 밝혀왔다.
엠플러스 LCD 패널은 흰색(W) 픽셀을 포함한 RGBW 방식을 사용한다. 즉, RGB-WRG-BWR-GBW 순서로 화소를 구현하는데, 색을 내지 않는 W 픽셀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 고민은 지난해 12월 샤프가 일방적으로 LCD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연간 500만장에 달하는 패널이 부족해질 위기에 처하면서 새 공급처가 필요했고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경쟁 관계였던 양 그룹이 처음으로 협력하는 사례가 되면서 주목받았다.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공급 논의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로서도 엠플러스 패널을 공급받아야 TV 생산량을 맞출 수 있다. 관건은 어떤 제품에 엠플러스 패널을 적용하느냐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패널은 제품 수요가 높은 40~50인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고민하는 크기는 대형으로 구분하는 55인치대 활용방안이다.
문제는 엠플러스 LCD 패널은 현재 미국가전협회, 유럽가전협회, 일본가전협회가 규정한 4K 정의와 맞지 않다. 삼성전자는 엠플러스 LCD 패널 사용 TV를 4K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과 유럽 등을 제외한 지역 판매용 제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가전협회는 엠플러스 LCD 패널을 사용한 TV를 4K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LCD 패널이 부족해 엠플러스 패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 패널로 어떤 제품 라인업을 구성할지는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산하 국제디스플레이측정위원회(ICDM) 정기총회에서는 엠플러스 패널에 사용한 RGBW 방식도 4K로 인정받았다. 또 현재 일부 해외 가전협회는 RGBW를 4K로 인정할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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