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디다스는 올해 운동화 생산거점을 중국과 베트남에서 24년 만에 자국으로 이전한다. 600명이 제조하는 생산라인을 스마트 공장에서 로봇,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10명이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맞춤 주문` 방식으로 특화된 신발을 만들 때 로봇이 원단을 자르고 3D프린터가 제작에 나선다. 향후 드론으로 배달까지 할 수 있게 되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기술 융합`의 정점을 보여줄 수 있다.
산업계에 `4차 산업혁명`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차기 정부에 규제완화 등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인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책연구모임은 21일 `과학기술과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차기 정부의 과제는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집중 조명했다. `정부 규제완화`와 `일자리 문제`가 대표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대수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신사업 활성화를 위해 융합정책과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산업 관점으로 제정된 규제와 제도를 시대변화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에너지 사용을 위해 전기사업법,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5G, 사물인터넷(IoT) 등 네트워크 분야에서 정부 주도의 초기 수요 창출로 산업에 마중물을 부어주고 미래 인프라와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구축된 인프라가 산업인터넷, 스마트 팩토리, 공공인프라 스마트화 등 공익적 파급력이 큰 분야에 융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윤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역시 “미래기술 융합에 대한 관점 변화와 강력한 혁신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성장산업 모델이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와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상이 대량생산으로 `자동화`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발달로 세상을 `이해`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미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토론에서 일자리를 언급했다. 그는 “전통 산업인 코닥과 새로운 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비교해보면 산업 명암을 극명히 비교할 수 있고, 고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면서 “역량 분절화된 지식, AI로 대체되는 계산능력을 무한반복 시키고 가르치기보다는 창의적 문제 해결, 협업, 심리적 감성, 의사소통 능력 위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실체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신중히 써야 한다”면서 “ICT 융합과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부장은 “용어에 지나치게 많은 거품, 과장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는데, 개념 수준의 것을 당장 세계가 실행될 것처럼 한다”면서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개발해야 하며,앞선 기술을 공유해서 빠른 서비스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핵심기술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