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파크가 넥슨이 서비스 종료한 모바일게임을 다시 출시해 흥행 준비를 마쳤다. 우수한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대작, 시기 등 변수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게임이 `재활용`을 통해 살아난다.
21일 이노스파크에 따르면 이 회사는 1월 원스토어에 `롤다이스:삼국지(Roll Dice: Three Kingdoms)`를 출시했다. 부루마블을 컨셉트로 역사 속 영웅들이 대결하는 모바일게임이다.
롤다이스:삼국지는 넥슨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슈퍼비스튜디오가 만들었다. 이 게임은 2014년 12월 `롤삼국지 for 카카오`로 출시됐다가, 2015년 7월 넥슨이 `롤삼국지`라는 이름으로 배급했다. 2016년 2월에 서비스 종료했다.
넥슨 서비스 당시 롤삼국지 성적은 구글과 티스토어를 합쳐 ARPDAU(일 매출을 일이용자로 나눈 수치, 일 평균 1인당 매출) 0.5달러로 나쁘지 않았다. 구매자(PU) 역시 전체 1.5%로 준수했다. 2015년 하반기는 넥슨이 대작 역할수행게임(RPG) `히트`에 전사 역량을 쏟아 부을 때다. 나쁘지 않은 성적에도 롤삼국지는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렸다.
이노스파크는 2017년 1월 25일 롤다이스:삼국지를 원스토어(이통3사 통합 앱마켓)에 프리론칭했다. 2월 현재 ARPDAU는 1달러, PU는 전체 4% 달한다. 넥슨 시절보다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2배의 인당 매출과 2.5배 성장한 구매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노스파크는 3월 중 롤다이스:삼국지 구글·앱스토어 글로벌 동시 론칭을 준비한다. 원스토어 성적이 좋자 일본 등 해외 퍼블리셔에서도 러브콜이 왔다.
이상원 이노스파크 사업총괄 이사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돼 신작 성공확률은 1% 남짓”이라면서 “중견 또는 중소개발사가 큰 비용으로 게임을 개발해 출시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잘 만들었지만, 내외 변수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게임을 다시 다듬어서 재론칭하는 전략이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는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2년간 모바일게임 수명(출시에서 서비스 종료까지 걸리는 기간)이 일부 상위권 게임을 빼면 수개월 수준이다. 많은 콘텐츠가 이용자에게 제대로 콘텐츠를 알릴 기회도 없이 사라진다. 이노스파크가 롤다이스 삼국지를 기존 버전 그대로 출시한 것은 아니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바꾸고 튜토리얼을 가다듬었다.
요일별로 진행하는 이용자대컴퓨터(PVE) 콘텐츠를 새로 만들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징키스컨, 켄신 등 캐릭터를 추가하고 이용자가 국가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노스파크는 2012년에 창업해 올해 6년차를 맞은 게임개발사다. 240여개국에서 15개국 이상 언어로 게임을 서비스한다.
`드래곤프렌즈`는 앱스토어 선정 `2013년을 빛낸 최고작`에, `히어로스카이`는 `2014년을 빛낸 최고작`에 선정됐다. 해외 매출 비중은 70%다. 2016년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