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바로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상에서 지문을 구별하는 기술은 스마트폰 지문 인식의 최종 지향점이다. 상용 기술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바일 지문 인식 기술이 주요 전환점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크루셜텍은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 인식 솔루션(DFS)`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DFS는 정전식 터치 기술과 지문 인식 기술의 융합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스마트폰 화면은 터치 입력 유무 판단에 그쳤다. 손가락이나 펜이 화면에 닿았는지, 닿았다면 몇 개나 입력이 됐는지를 정전식 터치 기반으로 가려내는 정도였다.
크루셜텍은 감지(센싱) 수준을 대폭 끌어올려 지문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문 굴곡에 따른 정전 용량 값 변화를 파악, 지문 모양을 구별해 낼 수 있다. 입력 유무만 구별하는 정전식 터치 기술을 발전시켜서 지문 모양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크루셜텍 DFS는 터치스크린패널(TSP)과 같이 인듐주석산화물(ITO)을 소재로 사용한다. 기존의 1㎜ 이상 크기이던 터치 인식 셀을 50㎛(1㎛=0.001㎜) 수준으로 미세화, 센싱 감도를 높였다. DFS 기술을 접목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바로 지문을 인식하기 때문에 별도의 지문 인식 버튼이 필요 없게 된다. 스마트폰 전면이나 후면에 지문 인식을 위한 실물 버튼을 배치하지 않아도 돼 더욱 미려한 스마트폰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사용자 관점에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지문 입력 때 화면을 터치하면 작동이 가능,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이런 점들 때문에 스마트폰 화면 위 지문 인식 구현이 지문 인식 기술의 최종 지향점으로 여겨졌다.
화면 지문 인식 기술은 센서, 전극, 박막 트랜지스터 등 센싱부 대부분을 투명으로 만들어야 하는 기술 장벽이 높아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크루셜텍은 실제 스마트폰에 적용 가능한 수준의 상용 제품을 만들었다.
김종욱 크루셜텍 수석연구원은 “동작을 테스트하는 수준의 시제품은 수년 전에 개발했다”면서 “인식률, 투과율 등 기술 스펙을 시장이나 고객사 눈높이에 맞게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서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크루셜텍 DFS는 디스플레이에 부착해 작동하는 `애드온(Add-on)` 타입이다. 스마트폰 화면에다 터치 구현을 위해 TSP를 부착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DFS 투과율은 기존의 TSP와 동등한 수준으로, 사용자 눈에는 디스플레이 화면만 보인다.
크루셜텍이 상용화한 DFS 지문 인식 영역은 가로, 세로 각 2㎝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일부 영역에서 지문 인식이 가능한 크기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특정 영역이긴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면서 “해외 주요 고객사와 탑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셜텍은 내년 상반기까지 디스플레이 전체 영역에서 지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크루셜텍은 DFS 지문 인식 센싱 영역의 투명 전극과 신호 배선뿐만 아니라 모듈 하나로 터치스크린과 지문 인식이 동시에 가능한 구동 센서를 독자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투명 박막 트랜지스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만들었다. 특허는 2012년부터 국내외 50여건을 출원하거나 등록했다.
크루셜텍은 DFS의 본격 사업화를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연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