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테슬라의 가치평가가 주는 시사점

설립 14년 된 테슬라의 가치가 역사 100여년의 포드자동차 가치와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두 회사의 시가 총액 차이는 57억달러다. 불어나는 속도를 감안하면 얼마 안 있어 테슬라 시가가 포드를 앞설 수도 있다.

올해만 테슬라 주가는 27%나 상승했다. 반면에 포드는 올해 들어 시가 상승폭이 4%에 그쳤다. 4년 전만 해도 포드 시가는 테슬라의 10배 이상이었다. 격차가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두 배가 약간 넘는 수준으로 좁혀졌고, 현재는 57억달러 차이밖에 안 난다.

테슬라 유력 전기차 `모델S`.
테슬라 유력 전기차 `모델S`.

단순한 비교로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포드의 연간 매출은 1520억달러로 테슬라(약 70억달러)보다 20배 이상 많다. 포드는 최근 연도에 46억달러 흑자를 냈지만 테슬라는 2010년에 상장된 이래 연간 흑자를 내 본 적이 없다. 테슬라는 지난해 7만6000대, 포드는 자동차와 트럭을 합쳐 670만대를 각각 팔았다.

주가와 시가 총액에는 현재보다 미래 가치가 반영된다.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미래 성장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세상은 기존의 공룡보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는 기업을 더 높게 평가한다. 테슬라는 하반기에 전기자동차 세단 `모델3`를 내놓는다. 이 결과에 따라 테슬라의 가치는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산업 격변기에는 새로운 가치 평가 모델이 필요하다. 별다른 자산 없는 인터넷 기업이 초대형 항공사보다 더 높게 평가받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좋은 아이디어와 지식재산권은 어떤 제품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도 주목해야 한다. 엔진에서 모터 시대, 기계에서 전자 시대로 빠르게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놓쳐서는 절대 미래의 강자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