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내’ 고소영, 엄마가 되어 ‘완벽한 연기’로 돌아왔다
‘완벽한 아내’ 심재복 역을 맡은 고소영은,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했다. 10년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고소영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단 1회 만에 말끔히 씻어냈다. 연기자 고소영의 성공적인 복귀다.
고소영은 극중 복이 있다는 ‘재복’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파리 목숨 같은 수습사원이자, 전세난으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일상을 살고 있는 주부 심재복 역을 맡았다. 고소영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더 편안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가정 생활을 했기에 재복의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대 보다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2007년 드라마 ‘푸른물고기’ 이후 고소영은 10년 동안 어떠한 작품활동도 하지 않았다. 10년 전, 고소영은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가 아니었기에 ‘완벽한 아내’를 통해 본인의 연기력을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방송된 ‘완벽한 아내’ 1회만으로 봤을 때 우선 합격이다. 고소영은 이날 의문의 살인 용의자로 의심받으며 첫 등장했다. 극은 살인사건 이전으로 돌아갔고, 고소영은 당차고 억척스런 워킹맘 심재복에 완벽 몰입했다.
법률사무소 수습사원으로 취직한 심재복은 집과 회사를 오가며 바쁜 인생을 사는, 우리네 모습과 빼닮아 있었다. 당장 이사가야할 전셋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이혼 소송을 상담하는 의뢰인에게는 감정이입하며 똑부러지게 조언했다. 남편과 아이들에겐 억척스런 엄마였다.
하지만 심재복은 엄마라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의 외도현장을 목격한다.
고소영은 복이 있다는 이름과 정반대로 흘러가는 심재복의 인생을 맛깔나게 표현했다. 표정, 감정, 연기톤 등 어색함이 없었고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시청자들은 ‘완벽한 여자’ 방송 후 “고소영 연기 너무 잘한다. 10년동안 연기연습만 했나봐”, “우리가 너무 고소영을 과소평가했을지도. ‘완벽한 여자’ 기대된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쭉 본방사수할 듯”, “여자주인공인 드라마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심재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