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고품질 퀀텀닷 대량 정제 기술 개발

고품질 퀀텀닷(양자점)을 값싸게 대량 정제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 개발됐다.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은 김덕종 나노역학연구실 박사팀이 양자점 합성 용액을 전극에 반응시켜서 90% 수율로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양자점을 정제하는 관과 내부 전극의 모습. 전하를 띤 양자점이 관을 타고 흐르면서 전극에 달라붙게 된다.
양자점을 정제하는 관과 내부 전극의 모습. 전하를 띤 양자점이 관을 타고 흐르면서 전극에 달라붙게 된다.

양자점은 지름 2~1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반도체 결정이다.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띠는 특성이 있어 퀀텀닷TV처럼 정교한 색상 변환이 필요한 디스플레이에 활용된다.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주는 광전 특성이 있어서 태양전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고순도 양자점을 얻기 위해서는 그동안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양자점을 침전시킨 뒤 바닥에 가라앉은 양자점을 골라내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합성 원액 정제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합성 원액의 1%도 안되는 분량만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수율이 낮았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유기용매가 버려짐으로써 환경 오염이 우려됐다.

왼쪽부터 양자점 합성원액, 배출액, 세척액, 정제된 양자점 분산액의 모습
왼쪽부터 양자점 합성원액, 배출액, 세척액, 정제된 양자점 분산액의 모습

연구팀은 전극에 양자점을 달라붙게 하는 방법으로 수집 공정을 단순화했다. 양자점이 에탄올, 아세톤 등 극성 용매와 반응해서 전하를 띠는 성질을 이용했다. 다공성 전극을 설치한 관에 합성 용액을 흘려 넣으면 양자점만 효율 높게 분리·수집할 수 있다. 필요 없는 성분을 제거하는 세척액, 추가 용매를 함께 넣으면 원하는 형태의 양자점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양자점 분리 기술을 활용하면 공정 한 번으로 합성 양자점의 90%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모되는 용매의 양도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관과 전극을 크게 만들면 양자점을 얼마든지 대량 분리할 수 있다. 양자점 연속 분리도 가능, 공정 자동화 및 대량화의 길이 열린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27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27일자에 발표됐다.

김덕종 박사는 “양자점 세계 시장은 2015년 6억70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지만 정작 비효율의 정제 공정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면서 “정제 공정 대량화에 성공해 앞으로 양자점 대량 생산, 관련 산업 발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