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삼성은 28일 미전실 해체를 중심으로 한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공언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미전실은 총수 직속 조직으로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해 문패를 바꿔가며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이름으로 바꿨고, 2006년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자 삼성은 구조본을 축소키로 했다. 이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가 줄었다.
2008년에는 `삼성특검`으로 수조원대 차명계좌 운용 등 불법행위가 드러나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소된 뒤 경영쇄신안이 나오면서 전략기획실도 해체 운명을 맞았다.
하지만 막후에서 조정 활동은 계속됐고 삼성은 2010년 전략기획실을 부활시켜 지금의 미전실로 이름을 바꿔 달았으나 최근 벌어진 최순실 사태와 관련 미전실 해체와 함께 삼성그룹 컨트롤타워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현재 미전실은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등 7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 200여명이 근무한다. 이들 인원은 모두 원소속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미래전략실의 수장이자 삼성그룹의 2인자였던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을 비롯한 미래전략실 팀장은 최근 삼성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데 대한 책임과, 그룹 총수 구속수감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원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김종중 사장, 인사팀장 정현호 사장, 기획팀장 이수형 부사장, 경영진단팀장 박학규 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준 부사장, 금융일류화팀장 임영빈 부사장 등은 퇴사하기로 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