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신설한다. 국내 대기업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7만4000㎡(2만2500평) 규모로 가전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8일(현지시간) 테네시주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클라크스빌은 테네시주 주도 내슈빌 북쪽 지역으로, 상반기 중 완공되는 한국타이어 공장이 있는 곳이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LG 가전공장 설립으로 테네시주에 500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을 완공하는 대로 기존 멕시코 공장 판로를 미국 대신 중남미로 돌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당초 테네시 공장을 2019년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해 최대한 가동시기를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현재 멕시코 레이노사 지역에서 TV를,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TV의 대부분, 냉장고는 3분의 1 가량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을 추진하고,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공산품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면서 타격이 예상돼 왔다. LG전자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공장 건설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도 현재 미국 내 가전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과 가전제품 생산 공장 건립을 두고 교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고마워요 삼성!(Thank you, @samsung!)”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