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스냅이 상장, 2일(현지시간)부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NAP`라는 이름으로 거래됐다. 스냅은 미국 젊은 층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사라지는 메시징 앱`인 `스냅챗`을 만든 회사다. 스냅 공모가는 주당 17달러로 책정, 이 회사 기업가치는 240억달러(27조1200억원)로 치솟았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으로는 2012년 5월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스북 이후 4년 10개월만에 최대 규모다. 또 스냅 상장은 2015년부터 동면하고 있는 미국 IPO시장을 깨우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등 이래저래 실리콘밸리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스냅은 2일부터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식 거래가 시작된다. 주식 거래에 앞서 결정된 공모가는 주당 17달러다. 당초 예상됐던 14~16달러보다 1달러 이상 높았다. 기관투자가 수요가 공모 규모보다 10배 이상 몰리면서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아졌다. 스냅은 이번 IPO로 2억주를 공모, 34억달러를 모았고, 시장가치는 24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상장 주관은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맡았다. 상장가 기준 스냅 시장가치는 구글(230억달러), 트위터(142억달러), 링크드인(43억달러)보다 높았다.
부진한 미국 IPO시장에도 스냅 상장은 활력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미국 IPO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8억달러에 그쳤다. 2014년 866억달러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축소됐다. 다우존스 벤처소스에 따르면 시장가치가 10억달러가 넘는 기술 기업은 1월 현재 150곳이다. 스냅 외에 시장가치가 10억달러가 넘는 몇 개 기업이 올해 중 상장할 것으로 다우존스는 보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올해 상장할 계획이 없다.
스냅의 경영 성적표는 `최우수`는 아니다. `우수` 정도다. 스냅이 상장을 앞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4억400만달러, 손실은 5억146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8배 늘었지만 손실이 72%나 증가했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지난해 1억5800만명에 달했다. 이용자들은 하루 평균 18차례 스냅챗을 사용하고 25개 이상 메시지와 이미지를 전송했다. 스냅챗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 평균 25~30분이었다.
스냅이 상장후 성공가도를 달리는 페이스북 길을 걸을지, 아니면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트위터 길을 갈지 관심이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스냅이 페이스북처럼 성공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트위터처럼 실패의 길을 갈지는 기업공개 후 첫 실적 발표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냅 상장 현황>
한편 스냅은 특이하게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 정체성을 `카메라 회사`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스냅은 카메라가 장착된 특수 안경인 `스펙터클스(Spectacles)`를 선보인 바 있다. 스냅이 드론을 개발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스냅이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위해 드론을 개발중”이라면서 “시장에 나올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