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VR기기 가격 25% 인하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 기기 가격을 인하한다. 높은 가격과 콘텐츠 부족으로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회사 오큘러스가 판매하고 있는 VR기기 `리프트`와 전용 컨트롤러 `터치` 패키지 가격을 798달러(91만원)에서 598달러로 25% 낮춘다고 밝혔다. VR헤드셋 리프트는 599달러에서 499달러로 16%, 전용 컨트롤러 터치는 199달러에서 99달러로 50% 각각 인하했다.

오큘러스 VR패키지 `리프트`와 `터치`
오큘러스 VR패키지 `리프트`와 `터치`

페이스북은 가격인하로 판매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지난해 4월 출시됐으나 판매가 부진했다. 조사기관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리프트는 약 28만5000대가 팔렸다. 경쟁 헤드셋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과 HTC 바이브에 비해 뒤처지는 기록이다. 지난 2월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VR이 92만대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HTC 바이브는 42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큘러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리프트 가격을 구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제이슨 루빈 페이스북 콘텐츠 담당 부사장은 “우리의 목적은 하드웨어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보다 빨리 유닛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VR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이며 10년 후에는 메인스트림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번 가격인하가 저커버그의 베팅에 힘을 더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가격인하가 리프트 판매 기폭제가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VR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헤드셋뿐만 아니라 고사양 컴퓨터나 게임콘솔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이용자를 확 끌어당길만한 콘텐츠가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리프트는 아직 고객에게 어필할만한 게임이나 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