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매출 1조 클럽` 노리는 장비기업들

[이슈분석] `매출 1조 클럽` 노리는 장비기업들

매출 1조원에 도전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세메스, 에스에프에이 등이 매출 1조원 고지에 오르면서 업계 전반에 자신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올해 1조 클럽 도전이 유력한 장비 기업은 AP시스템, 케이씨텍, 톱텍 등이다. 원익그룹도 장비·부품·소재 분야에 걸쳐 원익IPS,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큐엔씨 등 여러 계열사를 보유한 만큼 전체 관련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1조 매출` 단숨에 넘어선 에스에프에이,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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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매출을 이미 돌파했거나 돌파를 앞둔 기업 모두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자회사나 관계사를 뒀다. 각 전문 영역에서 독자 성장을 하되 전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세메스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한 에스에프에이의 경우 2015년 반도체 후공정 기업 STS반도체(현 에스에프에이반도체)를 인수, 단숨에 매출 1조원 돌파를 실현했다. 에스에프에이의 2014년 실적은 매출 4151억원, 영업이익 457억원이었다. 그러나 2015년 9월 STS반도체를 인수한 해에 매출 5260억원, 영업이익 580억원으로 소폭 성장했다.

이후 STS반도체 사명을 에스에프에이반도체로 변경하고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 등을 꾀한 결과 2016년 매출 1조3197억원, 영업이익 1208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에스에프에이 자체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이 성장하고 에스에프에이반도체 경영이 안정권에 진입한 성과다.

디스플레이용 물류장비와 후공정 장비뿐만 아니라 전공정 핵심 장비, 반도체 후공정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기술력 보강을 위해 지난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인수함에 따라 앞으로 관련 사업에서 추가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

◇`1조 클럽` 도전하는 3사, 성장 동력은?

AP시스템, 케이씨텍, 톱텍 모두 디스플레이·반도체 시장의 활발한 투자를 발판으로 1조 클럽에 도전한다. AP시스템의 경우 주요 장비기업 지분을 인수해 관계사로 확보했고, 지난해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케이씨텍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전반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제품군으로, 톱텍은 물류자동화 장비와 디스플레이 후공정 장비 사업의 폭풍 성장이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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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시스템은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한 기업으로 꼽힌다. 중소형 플렉시블 OLED용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와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 이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 떠올랐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세 자릿수로 성장해 매출 5549억원, 영업이익 32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후공정 장비인 플렉시블 OLED용 라미네이션 장비 공급을 시작,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이 올해에도 큰 폭의 성장이 유력하다. 새롭게 반도체용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공정용 핵심 장비를 개발하는 등 반도체 분야 사업의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AP시스템은 지난 1일부터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부문인 APS홀딩스가 존속하고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사업 부문의 AP시스템을 신설했다. APS홀딩스가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기업 디이엔티(27.7%), 정보유출방지 솔루션 기업 코닉오토메이션(60.0%),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부품 세정 기업 제니스월드(48.5%), 반도체 전공정 검사장비 기업 넥스틴(58.6%),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업 솔라루체(3.9%) 등의 지분을 갖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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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씨텍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를 두루 보유했다. 양쪽 분야 모두 습식 세정 장비군이 주력이다. 전공정 장비 외에는 가스와 케미칼 공급 시스템도 주요 매출원으로 꼽힌다. 고순도 흑연을 제조·수입·판매하는 티씨케이(지분 28.32%)와 진공펌프 개발·제조·판매하는 케이케이테크(지분 40%)를 관계사로 보유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화학기계연마(CMP) 장비 분야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 CMP 공정에 쓰이는 소모성 재료인 슬러리 역시 안정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 비중은 47.06%, 디스플레이 사업은 26.04%다.

올해는 주력인 반도체 장비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사업의 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용 웨트 스테이션 장비 공급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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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텍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 물류자동화(FA) 장비 사업이 위주였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에 중소형 OLED용 라미네이션 장비를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패널 제조사에도 라미네이션 장비와 자동화 장비 등 디스플레이용 장비를 수출하며 성장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물류·장비시스템 사업 매출 비중은 67.11%다. 나머지는 태양광 사업(32.25%), 나노멤브레인과 도전성 도금품 등 나노 사업이 차지한다.

톱텍은 라미네이션 장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지난해 9월 경북 구미, 11월 충남 아산에 생산 공장을 추가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에 대규모 OLED 모듈 라인을 신설하고 있고 중국 투자도 활발, 톱텍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투자 시장에서는 물류자동화 장비 사업의 성장세도 기대할 만하다.

1조 매출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척도로 꼽힌다. 중견·중소기업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인력과 비용 부족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1조 매출을 실현하면 안정된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어 중장기 관점의 R&D에 자원을 투입할 여력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이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췄지만 아직도 수요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장비의 구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 국내 공급사를 키워 이용하는 전략 사례가 많다”면서 “수요 기업이 직면한 기술 장벽을 뛰어넘게끔 이끌어 줄 정도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제품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표. `1조클럽` 앞둔 장비 기업 현황

[이슈분석] `매출 1조 클럽` 노리는 장비기업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