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통령 선거 주자들이 앞 다퉈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이슈 다툼이 한창이다. 새로운 시대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이미지 메이킹이 핵심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나라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됐다. 대선 주자들도 4차 산업혁명으로 국가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경제·산업 재도약의 기폭제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스마트폰·자동차 분야에 혁신 바람을 불어넣고, 4차 산업혁명 대표 기술로 인공지능(AI)과 로봇 및 빅데이터 산업을 육성하고, 창업·벤처를 활성화시키는 등 크게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세부 공약으로는 창업 지원, 관련 생태계 규제 개선, 컨트롤타워 구축 등을 내놓고 있다.
실행 주체에선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로 갈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및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신설 등 정부 주도형,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민간 주도형을 각각 강조한다.
문 전 대표는 정부가 나서서 `제2 벤처붐`을 일으키고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할 국가 컨트롤타워 재구축 △세계 최초의 초고속 사물인터넷(IoT)망 구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반면에 안 전 대표는 민간 주도를 외치며 `교육 혁명`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역할로는 기반 기술 투자 확대, 국제 표준화 분야 선도, 관련 법규 재정비 등만 제시했다. 안 충남도지사는 원칙 있는 규제 혁신, 연구개발(R&D) 생태계 창조 기반 조성, 창의 인력 자원 확보를 위한 교육 체계 개선 등을 내걸었다.
대선 주자가 너도나도 한목소리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공약이 구체화되지 않고 실증 타당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에 그친 구호다. 장기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반짝 이슈`로 표몰이 하는데 활용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6일 “대선 주자가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해 나갈지, 핵심 어젠다로 무엇을 끌고 갈지 구체화된 `액션 플랜`이 없다”면서 “교육 혁명, 규제 개혁 역시 명확한 방향 없이 뜬구름 잡기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대선주자별 4차 산업혁명 공약 내용(가나다순), 자료: 각 후보 공약 자료>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