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28GHz 표준 지정, 국제 공조에 달렸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정부와 기업, 표준화 기구는 지난해 말 `28㎓ 이니셔티브`를 결성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에 사용할 28㎓ 대역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를 논의했다. 3개국이 28㎓의 국제 표준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하지만 국제 표준의 길은 멀고 험하다. 각국 정부와 기업, 지역·국가별 표준화기구(SDO)가 국제 표준화에 힘을 쏟는다.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3GPP 총회(RAN Plenary Meeting) 역시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

[해설]28GHz 표준 지정, 국제 공조에 달렸다

◇28㎓, 5G 최적의 주파수

5G 후보 대역으로 논의되는 고주파 대역은 24.25~29.5㎓(26+28㎓), 32㎓, 38㎓ 대역 등이다. 이 중 우리나라는 26.5~29.5㎓ 대역(28GHz)을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28㎓에서는 3㎓(3000㎒)폭의 초광대역을 얻을 수 있다.

KT가 개발한 `KT 평창 5G 기술규격`은 800㎒폭 광대역 주파를 사용한다. 100㎒폭 주파수 8개를 주파수집성(CA)으로 묶어 최소 10Gbps 이상을 시연할 계획이다.

평창 규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G 주파수 공급 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총 2400Mbps 폭 이상을 공급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28㎓를 선택한 이유다. 28㎓는 다른 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주파다.

저주파로 갈수록 전파 도달거리가 길어지고 주파수 효율성이 높다. 국제 표준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미·일 3국은 2019년까지 표준화가 안 되더라도 기술 상용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해설]28GHz 표준 지정, 국제 공조에 달렸다

◇3GPP 통해 ITU 표준으로

28㎓ 국제표준화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통신 3사와 NTT도코모, 버라이즌은 28㎓ 대역을 활용해 시범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 3사와 에릭슨, 노키아, 퀄컴 등 20여개 글로벌 기업은 최근 열린 MWC 2017에서 5G 조기 상용화를 제안했다. 연말까지 LTE와 5G망을 융합하는 난스탠드어론(NSA) 표준을 완료해 달라고 3GPP에 요청했다.

5G 상용화 시점을 2019년으로 앞당기기 위해서다. 우리나라가 28㎓를 제시하고 있어 3GPP가 제안을 받아들이면 28㎓의 국제 표준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앞서 3GPP 총회에서 워크 아이템 선정을 제안함으로써 우리나라 의지를 피력한다는 게 정부와 업계 전략이다.

워크 아이템 선정의 관건은 국제 공조다. 유럽과 중국, 중동 일부 국가는 28㎓의 표준화를 반대해왔다. 상충되는 안을 제시하면 선정이 어렵다. 따라서 국가별 의견을 아우를 수 있는 안을 제시해야 한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 3사와 버라이즌이 28㎓를 강하게 밀어붙이자 최근 중국도 28㎓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28㎓의 국제표준화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3GPP 워크 아이템으로 선정돼 표준 규격이 개발되면 ITU에서도 국제표준으로 선정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3GPP 총회에서 워크 아이템 선정이 불발되면 다음 총회를 기약해야 한다. 하지만 3GPP가 오는 7월부터 5G 1차 규격을 개발하는 릴리즈15에 돌입한다. 따라서 이번에 워크 아이템으로 선정되는 게 국제 표준화 일정상 우리나라에 유리하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