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의료기기 수출 장벽, 정보 확보로 선제 대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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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신흥 의료기기 시장 무역 장벽이 높아진다. 인허가 규정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작용하면서 정부가 신흥시장 규제 동향 파악에 나섰다.

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는 올 연말까지 중국, 베트남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는 2012년부터 의료기기 관련 국제규격과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왔다. 미국, 유럽 등 대형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가이드라인을 신흥국까지 확대 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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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산업지형 변화를 고려, 중국과 베트남에 집중한다. 두 국가 의료기기 인허가 동향을 분석하고, 한국어로 번역해 해외진출을 돕는다. 중국은 의료용 전기환경 요구와 시험방법, 인과기기 틈새등현미경, 외과 삽입물 금속재료, 관철치환 삽입물 고관절 보철물 등 10개 제품 대상이다. 최근 시장이 커지는 히알루론산필러 등록기술심사 지도원칙을 포함해 의료기기임상시험 품질관리 규범, 대형증기멸균기 등록기술심사 지도원칙 등 법령과 지도원칙 등 11개도 추가한다.

베트남은 의료기기 제조, 유통판매, 라벨 관리 등 4개 분야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두 영역 모두 올 연말까지 완성한다.

중국, 베트남 인허가 가이드라인 마련은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신흥 의료기기 시장 수출 지원과 급변하는 무역 지형 변화 대응이 목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78억달러(약 21조5000억원)로 5년간 연평균 13.4% 성장세를 보인다. 2020년에는 270억달러(32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료기기 시장 규모(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국의료기기 시장 규모(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국은 세계 2위권 의료기기 시장으로 성장할 만큼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한국기업 수출 여건은 악화된다. 중국 정부는 자국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해 공립병원 자국 제품 사용률을 70%까지 준수하도록 명시했다. 현지 의료기관 중 공립병원 비중은 80%가 넘는다. 직접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기업은 나머지 20% 시장만 노릴 수밖에 없다.

인허가 과정도 복잡하다. 중국 식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의료기기를 세 등급으로 나눠 허가한다. 중앙정부기관이 허가하는 1등급 외에 2, 3등급은 성, 시 정부에서 감독한다. 세부 사항마다 차이가 있다.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제 규격을 따르는 국가와 달리 중국은 자체 규정을 만들어 적용하다 보니 용어나 방식에서 국내 기업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중국 자체 규정을 우리나라 기업도 알기 쉽게 해석하고, 전문가단이 현지 동향을 파악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신흥 의료기기 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은 관련 규정이 없다. 정부 방침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대응이 쉽지 않다. 우리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도록 현지 정부와 협력해 인허가, 수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연매출 5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 대다수다. 국가별 인허가 동향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정완길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사드 문제로 국내 의료기기 기업에 악영향이 가중된다”면서 “인허가 등 정보 제공도 중요하지만, 양국 정부가 나서서 특정 산업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