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내 포털, `TV로 통합`...동영상 전쟁 점화

[이슈분석]국내 포털, `TV로 통합`...동영상 전쟁 점화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합, 국내 동영상 경쟁이 가열됐다. 각각 `네이버TV` `카카오TV`로 일원화해 동영상 소비 중심이 된 모바일과 인터넷 개인방송 역량을 강화했다. 국내 동영상 시장의 확고한 1위를 차지한 유튜브에 맞서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우수 창작자를 확보, 생태계 구축이 성공 관건이다.

◇네이버TV·카카오TV 통합, 모바일 경쟁력 강화

네이버, 카카오 모두 모바일 동영상의 사용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방송 및 동영상 콘텐츠 클립을 제공하는 웹 서비스 `TV캐스트`와 고화질 영상 중심의 애플리케이션(앱) `네이버미디어플레이어`를 네이버TV로 통합했다. iOS용 앱은 3월 중에 출시한다.

기본 화질을 높이고 이용자가 모바일 웹에서도 고화질 VoD를 감상하도록 바꿨다. 재생 도중에 자유롭게 원하는 화질로 변경할 수 있다. 기존에는 모바일에서 고화질 영상을 보려면 네이버미디어플레이어 앱을 별도로 설치해서 연결했다. 화질은 영상에 진입할 때만 선택했다. 앱 사용자의 개인화 기능을 강화했다. 네이버TV 앱에서 좋아하는 채널을 구독하면 피드로 모아서 보고, 신규 콘텐츠 업로드 때 알림을 받는다.

카카오는 지난달 동영상 서비스 `다음tv팟`과 기존의 `카카오TV`를 통합한 새로운 카카오TV를 선보였다. PC, 모바일, 포털 다음, 메신저 카카오톡을 아우르는 종합 동영상 플랫폼이다. 흩어져 있는 콘텐츠, 경쟁력, 이용자를 하나로 모았다. 월간이용자(MAU) 2700만명인 포털 다음과 42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톡을 단일 유통 채널로 활용한다. 플러스친구 연동으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업로드 소식과 영상을 바로 확인한다. 기존의 다음tv팟 이용자도 카카오톡에서 지인과 함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모바일 경쟁력 강화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는 유튜브에 맞선다. 국내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는 절대 지배력을 발휘한다. 동영상 소비가 모바일 중심으로 변했지만 지위는 확고하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유튜브 월간 평균 체류 시간은 PC 60.3분, 모바일웹 26분, 모바일 앱 517.7분을 각각 기록했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준이다. 같은 기간에 네이버 TV캐스트는 각각 17.8분, 20.1분, 114.9분을 기록했다. 다음tv팟은 13.9분, 7.3분, 139.8분 수준에 그쳤다. 3사 모두 모바일 앱을 통한 시청이 가장 많았다. 격차도 컸다.

유튜브는 올해 1월 기준 동영상 모바일 앱 체류 시간 767.4분으로 국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581.9분에서 꾸준히 성장, 인터넷 개인방송 원조인 아프리카TV(626.3분)와 지상파 앱 TV 푹(579.8분)을 제쳤다.

모바일 경쟁력을 올리려면 동영상 콘텐츠의 역량 강화는 필수다. 동영상에 익숙한 1020세대를 잡아야 미래 플랫폼의 영향력 유지가 가능하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행사 첫날 메인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 것도 동영상 콘텐츠의 영향력을 증명한다. 인터넷사업자의 주 수익원인 광고 시장에서 동영상 분야가 확대,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7일 “콘텐츠 소비 패턴이 텍스트·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옮겨 가면서 플랫폼사업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동영상을 제공, 소비자를 유입시킬 필요성이 증가했다”면서 “플랫폼 영향력뿐만 아니라 수익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개인방송 전략…네이버 `셀럽`, 카카오 `소통`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개인방송 영역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은 동영상 시장에서 성장성이 가장 높은 분야다. 유튜브가 이달 모바일 개인방송과 후원 기능인 슈퍼챗 도입으로 고삐를 죄었다. 페이스북도 지난해 실시간 모바일 방송을 도입한 데 이어 최근 개인방송에 중간 광고 삽입을 추진하며 세 불리기를 시도한다. 게임 분야에 국한된 트위치도 최근 비게임 카테고리를 추가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원조 사업자인 아프리카TV도 방송진행자(BJ)의 창작 지원을 확대하며 수성에 나섰다.

네이버는 일반인 개인방송보다 셀레브레이션(유명인) 위주 방송을 지향한다. 기존 시장의 틈새를 노리고 국내 기업이라는 특성을 활용한 전략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앱 `브이 라이브(V LIVE)`는 유명 연예인 등 유명인 위주 생방송으로 누적 다운로드 3000만건, 월간 사용자(MAU) 1800만명을 각각 기록했다. 월간 재생도 1억건을 돌파했다. 메신저로 출발한 스노우도 10, 20대 중심의 동영상 플랫폼을 목표로 실험을 진행한다. 최근 연예인과 일반 이용자의 짧은 영상을 올리는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TV로 통합, 인터넷 개인방송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톡에서 동영상 채널을 플러스친구로 추가하면 라이브 방송과 업데이트 영상을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한다. 라이브가 시작되면 카카오톡 채팅 탭 채팅방 이름 옆에 `LIVE` 배지가 표시된다. 창작자는 카카오톡으로 직접 팬 관리가 가능해졌다. 개인 방송을 제외하면 팬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공략했다.

`카카오TV 라이브` 앱을 별도로 출시, 인터넷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에 최적화한 이용자환경(UI)으로 제공한다. 일반 카카오TV에서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라이브 앱은 창작자와 실시간 채팅, 후원 등 실시간 방송을 적극 즐기는 기능을 제공한다. 상반기 안에 모바일 개인방송 기능도 추가한다.

◇콘텐츠·창작자 투자 확대…차별화가 관건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영상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가 핵심이다. 유명 창작자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거대한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 가능성 있는 창작자를 발굴, 양성해서 생산 이전 단계부터 소비까지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성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중파, 종합편성채널 등 TV 방송의 콘텐츠 확보에 집중했지만 지난해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무게를 실었다. 유튜브 대신 송출권을 따냈지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마트미디어렙(SMR)이 15초 광고를 강제, 시청자 반감을 사는 등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네이버는 통합과 동시에 웹 드라마, 웹 예능, 뷰티, 게임, 키즈 등 주제형 TV 콘텐츠를 강화했다. 웹 드라마와 웹 예능은 지난해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로 집중 육성한다. 뷰티 분야에서는 인기 뷰티 창작자의 영상을 모은 `핑크채널`을 개설했다. 광고 없이 조회수별로 수익을 지급한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를 만들고, 5년 동안 국내 콘텐츠와 기술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을 소상공인 지원, 창작 생태계 조성, 창작자 글로벌 진출에 투입한다.

카카오도 카카오TV 개편과 함께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유튜브처럼 이용자 수에 따라 지원 방안을 세분화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카카오TV 라이브 앱에서만 가능한 후원 기능을 카카오톡으로 확장한다.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도서관, 윰댕, 밴쯔 등 국내 유명 창작자들과 손을 잡았다. 박성광·박영진·정태호 등 개그맨도 확보, 특색 있는 콘텐츠 마련에 나선다.

배동호 카카오 동영상플랫폼팀 이사는 “이용자는 영상 시청 편의성을 높이고 창작자는 다양한 채널로 영상을 유통, 수익을 극대화하도록 도울 방침”이라면서 “해외 동영상 플랫폼에 편중된 동영상 서비스의 균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