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첫 시험대 오른 25년 韓·中 우호

올해 8월이면 우리나라와 중국이 수교한지 만 25년이 된다. 4반세기 동안 많이도 가까워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중국 수출액은 1244억달러로 미국 668억달러에 압도하는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이렇게 교역 규모나 협력은 커졌지만 지금은 폭풍한설이 몰아치고 있다. 수교 25년 만에 가장 큰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어느 누구도 얕보지 못하는 대국이 됐다. 미국과 힘겨루기를 할 정도로 국제무대에서 덩치와 지위를 높였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미-러 냉전시대와 견줄 만한 미-중 대립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틈바구니에 한국이 놓였다. 사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는 하나의 꼬투리에 불과하다. 미국과 맞서겠다는 중국의 장기 포석에 따른 전략 행위다. 정부 사이에 기업들이 또 억울하게 끼어 있는 셈이다. 지휘부가 공백 상태인 한국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으려나 싶어 관계 재정립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외교도 상대가 있는 것이고, 경제도 상대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세계 수출 1위를 노리는 중국이 그것을 이루는데 꼭 있어야 할 전제 조건이 바로 한국이란 존재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핵심 품목이 한국에서 공급되지 않으면 중국 산업은 설 수 없는 구조다.

그 조건을 중국 정부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 또한 한국에는 꼭 필요한 시장과 공장을 함께 가졌다. 그런 중요한 존재를 한국인들이 깔보고 무시해 왔음을 우리도 인정하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25년의 공존이 앞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 번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사드라는 불은 금방 지나가고 말 일이다. 서로의 필요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신뢰 회복이 앞으로 250년은 갈 우방 관계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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