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은퇴 준비는 은퇴하지 않는 것`이란 말이 있다. 직장인에게 평생을 현역으로 사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시기가 문제지, 남의 월급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은퇴(퇴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다. 올해부터 60세 이상 인구가 천만명이나 된다. 복지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대안은 일을 통해 고령자들이 평생 현역으로 자립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이 책이 나온 이유이기도하다. `미래 디자이너가 말하는 행복한 100세 준비법`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자들이 가능한 100살까지 평생 현역으로 일할 수 있게 돕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정보통신(ICT) 전문가다. 현재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으로 지난 30년간 ICT 기반 미래 사회 연구에 천착해왔다. `미래만들기(2012년)`를 비롯해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2010년)` `퓨처코드(공저, 2009년)`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을 내기 위해 필자는 지난 2년간 고령화 시대 인생과 일에 대한 책 200여권을 읽고, 연구했다. 이들 책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지혜와 전략을 정리한 것이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다.
저자는 100세 현역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알기(세상) △찾기(자기 및 천직) △만들기(자신만의 습관) 등 3단계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이들 내용을 1~5장으로 담았고 이들 내용 외에 마지막 6장에서 살아있는 실제 모델을 통해 100세 현역 가능성을 정리했다.
책 1장 `세상알기`에서 저자는 고령화 관점과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자면서 `긍정 고령화 혁명`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노인 약점에 초점을 두지 말고 고령화의 긍정적 측면에 더 관심을 가지자는 것이다. 저자는 21세기에 `4차 산업혁명`과 `장수혁명` 두가지 혁명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토록 거대한 두개의 혁명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일어난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120세 인생이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지난해 4월 공영방송 KBS는 2부작 특집으로 120세 시대를 다룬 적이 있다. 공영방송이 100세 시대가 아닌 120세 시대를 화두로 던진 것이다. 저자는 책 2장 `인생알기`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 평균 수명이 82세라면서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가능한 100세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두 가지 다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두 가지 다짐은 `나는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것과 `나는 100세 현역으로 산다`는 것이다. 이 둘을 주문처럼 매일 외우자고 주장하는 저자는 자기 경쟁력을 알 수 있는 `자기제품명세서`도 써보자고 제안한다. 제품 명세서처럼 자기 장점과 습관, 행복할 때, 하고 싶은 것 등을 적어보자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직업 종류는 수만가지다. 이렇게 수많은 직업도 생업, 전문직, 천직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바람직한 직업은 천직으로서의 전문직이다. 천직을 찾는 방법 중 하나가 아리스토텔레스 모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나의 재능과 세상의 필요라는 두 길이 만나는 교차로에 천직이 있다”고 말했다. 좋은 습관 역시 100세 평생 현역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퀴즈 하나. 아래 나오는 나는 누구일까. 나는/모든 위대한 사람들의 하인이고/실패한 사람들의 주인이다/위대한 사람들은/내가 위대하게 만들어 준 것이고/실패한 사람들도/내가 실패하게 만들었다. 답은 습관이다. 성공은 습관이고 좋은 습관이 성공을 부른다. 저자는 100세 평생 현역을 위한 7가지 습관으로 건강, 인성, 시간관리, 학습, 커뮤니케이션, 문제해결, 서비스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가을은 봄만큼 아름답다. 아니, 더 아름다울 수 있다”면서 “준비하고 노력하면, 우리들의 인생 후반전을 봄보다 더 아름다운 가을처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현곤 지음, 행복에너지 펴냄, 1만5000원.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