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은경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 국민신문고과 사무관
-국민생각함이라는 별도의 모바일 중심 소통 플랫폼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존 제안과 토론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 시민이 주도하고 민·관이 협업하는 새로운 참여 방식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대부분은 1명의 제안을 1명의 심사자가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단편의 개인 의견이 주가 되고, 조금만 보완하면 살릴 수 있는 제안도 사장되기 쉽다. 제3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온라인 토론에서도 상호간의 대화가 아니라 단순히 의견을 듣는 식의 일방성, 일회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과 토론 기능을 합친 것이 국민생각함이다. 둘째는 새로운 소통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정책 참여 방식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하고자 했다.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등 홍보 채널에서는 운영자와 참여자가 쉽고 친근한 대중 언어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반해 정책 참여 창구는 여전히 딱딱하고 무겁다. 이러한 기존의 분위기에서 탈피, 즐겁고 편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위기와 방식을 적극 차용한 것이 국민생각함이다.
-기존의 국민신문고와 성격이 비슷하다. 국민신문고 채널을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다양화할 수도 있지 않았나.
▲국민생각함은 범정부 차원의 온라인 참여 포털인 국민신문고의 일부로, 소통 서비스를 특화시킨 국민신문고 하위 서비스다. 국민생각함은 국민신문고에 없는 커뮤니케이션 기능, 협업 도구 등이 탑재돼 있다. 민·관 협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차별화를 꾀하려고 한다. 국민신문고는 시스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개편하는 것은 물리력으로 어렵다. 국민신문고는 법에 의해 운영되는 실명 인증 사이트이지만 국민생각함은 소셜 로그인을 지원하는(비실명) 등 운영 기반도 다른 점이다.
-국민생각함의 초기 개발 당시 가장 큰 애로 사항은.
▲웹 집단지성, 민·관 협업 등을 구체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각종 이론서에는 나와 있지만 현실에, 그것도 행정에 직접 적용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유사 성격의 미국 `위 더 피플(10만표 이상 득표 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표명)`처럼 목표 수치에 도달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그러나 이를 버리고 생각의 3단계(탄생-발전-완성)라는 기본 구조 안에서 발제자와 운영자가 다양한 참여 도구를 자유자재로 혼용할 수 있는, 유연하고 탄력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설계하게 됐다.
-정책 제안에서 제도 개선까지 소요되는 평균 시간은 대략 어느 정도인가.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법 개정의 경우 몇 년이 소요되기도 하고, 간단한 서비스 개선은 한두 달 만에 개선될 수도 있다. 개인 생각으로 국민생각함에서 주로 다뤄졌으면 하는 사안은 1년 이내의 중기 소요 사안이다. 2∼3년 이상 장시간 소요되는 문제는 참여자가 팔로업을 지속하거나 관심을 유지시키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참여의 보람과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는 수개월 내지 1년 이내의 사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사례는 있는가.
▲대학생 7명이 팀을 이뤄서 행정 개선을 추진한 사례가 있다. 대전시에 서대전역네거리, 서대전네거리, 서대전네거리역 3개 버스 정류장 이름이 연속해서 붙어 있는 곳이 있다. 온라인으로 전국의 헷갈리는 버스 정류장과 역명을 제보받고(총 304건 접수), 그 가운데 대표 사례인 대전시에서 시민 207명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실제로 버스 정류장 이름은 바뀔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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