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택시회사인 독립운송은 지난해 6월 국내 택시업계 최초로 전 차량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했다. 처음에는 공제료(보험료) 감축을 목표로 ADAS를 장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택시기사 운전 문화와 복지에도 큰 변화를 주게 됐다. 수천만원을 투자해 몇 배의 가치를 얻은 것이다.
9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독립운송을 운영하는 이창원 대표를 만나 국내 택시 업계 최초로 ADAS를 도입한 배경과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독립운송 택시 62대 전체에 ADAS를 장착했다. 이 대표가 선택한 ADAS는 모빌아이 560이라는 제품이다. 모빌아이 560은 영상 카메라다. 차량, 보행자, 차선, 교통 표지판 등을 인식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미국, 네덜란드, 중국,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에서 ADAS로 인정받은 대표 제품이지만 가격이 국산 ADAS보다 2~3배 비싼 단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장착비 포함 120만~130만원에 판매된다.
이 대표는 “규모가 크지 않은 지방 택시회사가 한 번에 7000만~8000만원을 들여서 ADAS를 장착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그러나 ADAS 장착으로 교통사고 감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사고를 한 건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설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웃었다.
교통사고 발생 비율이 높은 택시는 공제료가 일반 승용차 보험료보다 몇 배나 높다. 독립운송은 ADAS 장착으로 교통사고를 줄여서 공제료를 낮출 수 있다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확실한 성능 검증이 필요했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제품이지만 국내 택시에 적합한 제품인지 확인해야 했다.
이 대표는 “모빌아이 측에 선납금 30%를 지불한 뒤 3개월 동안 시범 장착해 보고 성능이 마음에 들면 나머지 70%를 지불하고,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선납금은 돌려받지 않고 제품을 탈거하기로 계약했다”면서 “시범 장착 3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서 완전 구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독립운송은 기사들에게 ADAS 사용 방법, 올바른 운전법, 교통안전 의식 교육 등을 주기로 실시했다. 처음에는 경보음이 거슬린다던 기사들이 점차 운전 습관을 개선했다. 제품을 장착한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추돌사고는 여전히 한 건도 없다. 사고가 줄어드니 차량 수리비, 대물 보상금, 대인 보상금 등을 감축할 수 있었다. 또 택시가 100% 운행하게 되면서 매출에도 도움이 됐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