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탄핵 정국이 대통령 파면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탄핵 인용 결정은 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최종 목적지는 대한민국의 `성장`이다. 성장을 위해선 하루 빨리 안정을 찾고 여유가 생겨야 한다.
이젠 좀 냉정해지자. 차분하게 평정심을 가지고 돌아봐야 할 때가 왔다. 헌재 판단에 환호하는 사람도, 헌재 결정을 반대하는 사람도 이제는 내일을 향해 힘을 모으고 대화해야 한다. 이미 역사로 지나간 어제와 오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촛불이든, 태극기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을 것이다. 단지 바라는 것에 대한 기준이 다름에 따른 충돌이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국가적으로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비극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이 진통을 이겨내고 극복해야만 대한민국은 전진할 수 있다. 이제 국민 모두가 헌재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헌재의 판단을 존중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이젠 훌훌 털고 앞만 내다보자.
대선 정국이다. 60일간 여정이 대한민국 100년을 좌우할 수 있다. 이 와중에도 눈앞에 닥친 문제가 산적해 있다. 북한 핵 문제와 사드 배치로 인한 외교 안보위기는 극에 달했다. 경제 위기는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그리고 1300조원 가계부채로 심화되고 있다. 경기침체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강해진 보호무역 흐름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더 이상 탄핵 정국에 머물러있을 시간이 없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말대로 국민을 치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누구보다 상처받은 건 국민이다. 대선주자는 국론을 모으고,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나서 참회해야 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헌재 최후 의견서에서 “어떤 상황이 오든,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짐에 변함이 없길 바란다.
대한민국은 멈춰 있을 시간이 없다.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 역사가 내딛는 또 하나 큰 걸음이었다. 다시 되돌아가선 안 된다. 앞을 향해 전진하자.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