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솟아오른 드론이 적 화기를 발견하고 공격한다. 이에 맞선 상대방 드론 역시 하늘을 날며 상대방 기지 공격을 감행한다. 포와 기지 표식을 든 사람은 이리저리 공격을 피해 움직인다.”

이대현 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 교수는 드론과 증강현실(AR)를 결합한 역할수행게임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게임 개발에는 이 학교 학생 10여명이 소속한 드론게임연구소가 참여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게임은 드론을 띄워 영상을 촬영하면 영상을 현장에 비치한 개인용 노트북 PC에 LTE망을 통해 전달한다. 전송된 영상은 PC 유니티 엔진 내에 AR 개발툴킷 `뷰포리아`로 연결돼 증강현실 앱을 실행시킨다. 표식(마커)을 기지나 전차 등으로 인식한다. 조종사는 상대방 공격을 피해 기지를 찾아 공격한다.

드론 두 대로 편을 갈라 드론 움직임에 맞춰 증강현실(AR)로 기지와 포부대를 만들어 즐기는 게임이다.
실내에 배치한 컨트롤러로도 드론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러 방식 일반 게임 조종기를 LTE로 구현하게 앱을 개발했다. PC에서 가상현실(VR)로 구현할 수 있다.
이대현 교수는 “8명이 서로 편을 짜 드론공격을 피해 상대방 기지를 공략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드론을 현실은 물론 AR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드론을 AR·VR와 접목한 시도는 많았지만 이를 현실에 적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야외 사격장에서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이나 여행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론과 여행 접목은 이미 현실화됐다.
이 교수팀은 지난해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달받아 대형 화면에 띄우고 드론 움직임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비행타입별 소형 모션 플랫폼 설계 프로젝트다. 드론이 실시간 촬영한 영상을 VR에 접목한 것이 핵심이다. 산기대 이 교수 연구팀과 경희대, 이노시뮬레이션이 합작해 만든 기술이다. 특허도 출원했다.
이 교수는 “VR 체험시 느끼는 어지럼증과 멀미는 영상과 사람의 움직임이 분리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비행타입별 모션 플랫폼은 드론과 함께 사람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 기술을 적용해 자전거 여행도 선보였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프로젝트다.

이 교수 실험은 드론이란 오프라인 비행을 PC는 물론 실제 생활에 연결시켜 다양한 활동을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제시했다. 향후 드론 비행을 통해 인간이 새처럼 나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도 이 교수가 제시한 비전이다.
이 교수는 “드론은 물건을 나르거나 촬영하면서 지도를 만드는 등 상업용에 사용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이 이를 즐기고 현실에서 체험하는 것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