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에 고민하고 시작한 로봇, 차세대반도체 등 연구그룹을 지금보다 더 발전적으로 키워나갈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기쁩니다.”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연임에 성공한 후 밝힌 소회다. 지난 3년간 KIST의 미래 먹거리 연구를 발굴한 그는 기관장 소신과 철학을 살려 앞으로 3년도 미래 연구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병권 KIST 원장 "융합시대, 최고 전문가 결집해야 글로벌 톱 될 수 있어"](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32794_20170314152129_261_0001.jpg)
이 원장은 25개 출연연구기관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 통합되고 연임 규정이 까다롭게 바뀐 후 연임된 첫 사례다. 연임으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여건이 마련됐고, 타 기관장에게도 열심히 일하면 재선임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 효과를 전해줬다.
이 원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국내 최고 전문가가 `융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2014년 취임 후 개방형 융합연구사업(ORP)을 확대했다. 고령화에 따른 치매 조기진단, 양자컴퓨팅, 나노신경망 모사 등 연구를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로봇·미디어, 차세대 반도체 연구소를 발족했다.
이 원장은 “뇌 분야만 살펴봐도 국내 `뇌 전문가`는 100명이 채 안 되는데, 미국·중국은 수천명이 넘는다”면서 “연구소 역량을 끌어올리고 최고 전문가 집결을 위해 연구소와 대학교수팀을 연계해 미래 지향적 연구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이를 더욱 확대하고 세계 톱 연구그룹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T는 `대학 조인트 리서치 랩`을 지난해부터 서울대(차세대 기능커넥톰, 인공 광합성 소재), KAIST(차세대 딥러닝 알고리즘), 포항공대(퀀텀 컴퓨팅) 등에 설치해 세계 수준의 수월성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최고 전문가 영입에도 앞장섰다. 세계적 뇌과학자 신희섭 박사를 시작으로 세계적 신경과학자 데니스최 박사, 얼마 전에는 오우택 서울대 교수까지 석학급 인재를 영입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새롭게 시작할 핵심 분야도 글로벌 석학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3년 4U 복합소재(초경량, 초고강도, 초고전기전도도, 초고열전도도), 바이오닉스, 인공광합성, 인공시각, 광제어반응 천연물신물질 등 미래 혁신기술을 개척해 나가겠다”면서 “4차산업혁명은 지금 `1.0`의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2.0과 3.0이 더욱 빠르게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구 패러다임을 바꾸고 우리나라 미래를 대비한 중장기 대형 연구에 주력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