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이 내달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상법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 국회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시기를 더 미루면 향후 수년간 지주사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지배구조 이슈로 주목받은 삼성그룹이 이르면 내달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지주사 전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첫 번째 작업으로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유력하다.

그동안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추진해오던 지주사 전환작업을 중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아왔다.
하지만 전날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국세청장 간담회서 기자들과 만나 “지주회사 전환은 주주와의 약속 사안으로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현재 검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29일 이사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특히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최적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공시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 시행 전에 확정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이 이론적으로 실행 가능하며 지배력 확보 관점에서 필요성이 높다”며 “다만 전환 시기 선택이 문제인데, 6개월 검토기간을 감안할 때 5월 중 실제 전환 여부를 시장과 소통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법 개정안이 만약 이달 통과된다면 3개월이 지난 7월 시행이 유력한데, 기업의 '이사회 분할결의→주주총회 특별결의→분할 등기' 과정에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4월까지 이사회 분할결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에 따른 그룹 전체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인적 분할 시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 연쇄 반응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지주사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인적분할이 이뤄지고 나면 여러 가지 제반사항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지주부문과 삼성물산 합병은 근시일 안에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3~4년 이후에나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수혜주로 그룹을 지배하는 통로 역할과 프리미엄 가치 실현이 기대되는 삼성물산과 함께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하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를 꼽았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