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체감 이익이 매달 지불하는 통신비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시계나 디지털카메라, 계산기 등을 대체하는 '팔방미인' 역할을 한 덕분이다.
음성통화 중심인 현행 가계통신비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9월 전국 스마트폰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 평균 통신비는 5만1100원, 이동통신 편익가치는 10만2376원이었다.
이동통신 편익가치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얻은 심리적 만족감을 계량화한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한 2009년과 비교하면 통신비는 5만1852원에서 5만1100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편익가치는 8만1418원에서 10만2376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만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것이다.

서비스 유형별 중요도를 보면 여전히 음성서비스가 가장 컸지만 2009년과 비교해 43%에서 37%로 비중이 줄었다. 반면, 정보검색(3%→18%), 모바일 SNS(22%), 모바일 뱅킹·쇼핑(9%→24%) 등은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 포기 가능한 활동은 독서(47.2%), 음주(44.7%), 간식(43.6%), 영화감상(41.0%) 순으로 응답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사용 이후 시계(61.9%), 디지털카메라(56.6%), 계산기(55.5%), 신문(50.6%), PC(50.2%), MP3 플레이어(46.9%) 사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 '2015 모바일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95.1%가 하루 1회 이상, 하루 평균 1시간46분가량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가입자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5885MB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통계청은 이처럼 통신비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달라지는 현상을 반영해 가계통신비 개념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계청은 UN과 협력해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단순 통화 수단에서 벗어나 정보검색, 모바일 뱅킹, 모바일 쇼핑, 오락, SNS 등 다양한 사회·문화·경제적 활동에 쓰이면서 소비자가 누리는 혜택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을 통해 가계지출에 부담을 주는 요소를 정확히 분석해 통신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