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특허(PCT) 출원에서 우리나라가 중국, 네덜란드에 이어 상위 10개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순위는 5위로 전년과 동일했다. 업체별로 보면 LG전자가 5위로 두 계단 올라섰고, 삼성전자는 4위에서 9위로 밀렸다.
15일(현지시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16년 특허 국제출원 자료'에 따르면 총 23만3000건의 PCT 출원이 이뤄졌다. 전년보다 7.3%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전체의 24.3%(5만6595건)로 39년째 1위를 지켰다. 이어 일본, 중국, 독일이 2~4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만5560건(6.7%)으로 5위에 올랐다. 출원 건수가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중국은 전년 대비 44.7%증가한 4만3000건을 기록,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일본을 거의 따라 잡았다. 두 나라 간 PCT 출원 격차는 2000여건으로 줄었다.
프랜시스 거리 WIPO 사무총장은 “중국 산업 정책이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Created in China)'로 바뀌면서 중국 기업의 특허출원이 큰 물결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면 중국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또 2년 후 미국까지 제쳐 세계 최대 국제특허 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 특허가 늘면서 지역별로는 아시아지역이 47.4%로 전체 특허출원 절반에 육박했다. 유럽은 25.6%, 북미는 25.3%였다.
업체별로 보면 중국 ZTE가 4년 만에 선두에 올랐다. 전년도 3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출원건수는 4123건이었다. 전년도 1, 2위였던 중국 화웨이(3692건)와 미국 퀄컴(2466건)은 한 계단씩 내려와 2, 3위에 머물렀다. 4위는 미쓰비시(2053건), 5위는 LG전자(1888건), 6위는 휴렛패커드(1742), 7위는 인텔(1692건) 이었다. 삼성전자는 1692건으로 9위, 소니는 1665건으로 10위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전년 대비 29.6% 증가해 순위가 7위에서 5위로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0.7% 감소해 4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프랭크 티제 영 캠브리지대학 기술경영센터장은 “2000년대 초반 국제특허를 출원하기 시작한 화웨이와 ZTE가 경쟁적으로 국제특허를 내고 있다”며 “특허를 다른 경쟁업체와 협상카드로 이용하려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숨어있다”고 진단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