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모바일 페이지에서 일반정보와 광고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적용한 노란색 음영표시가 3년 만에 돌연 사라졌다. 노란색 음영은 정부와 약속에 따라 적용한 표시다.
정부는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고 카카오에 원상복귀를 권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규정 위반이 아니라 강제할 수는 없다. 과거 카카오와 맺은 약속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모바일 페이지에서 일반정보와 광고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적용해온 노란색 음영표시를 지난해 11월 없앴다.
카카오는 2013년 11월 14일부터 광고 영역 전체에 노란색 음영표시를 했다. 당시 다음·네이버가 일반정보와 광고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아 위법 논란이 일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동의의결 과정에서 카카오는 노란색 음영표시를 적용했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가 있지만 위법성을 따지지 않는 대신 기업 스스로 시정방안을 제시·이행해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다음 PC 페이지는 지금도 광고 영역 전체가 노란색 음영으로 표시된다. 이와 함께 상단에 '프리미엄 링크'와 '○○ 관련 광고입니다'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모바일 페이지에서는 음영표시 없이 '광고' 문구만 나온다. '○○ 관련 프리미엄링크 광고' 문구는 하단에 배치됐다.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종전대로 PC와 모바일 페이지 모두에서 노란색 음영표시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노란색 음영표시 유무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포털 입장에서는 광고 매출을 떨어뜨리는 요소”라며 “카카오는 조만간 공정위와 협상을 거쳐 PC 페이지에서도 노란색 음영표시를 없앤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광고 매출과는 무관하다”면서 “모바일 페이지는 지금 방식이 보다 명확하게 광고 여부를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해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동의의결 위반 여부를 검토했다. 공정위는 PC와 모바일 페이지 모두 광고 영역에 노란색 음영표시를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동의의결 이행안 확정 때 대상을 PC로 적시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시 동의의결이 포털 PC 페이지에 적용하는 것으로 정해져 엄밀히 말하면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모바일 페이지에 다시 음영표시를 하도록 카카오에 권고는 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