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 펀치]<9>우버식 경영으로 미래를 설계하자](https://img.etnews.com/photonews/1703/934479_20170320130234_729_0001.jpg)
우버, 에어비앤비, 스냅챗 등 데카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조원이 넘는 스타트업)들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기반의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SW 기술로 차량 한 대 없이 7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일궈 낸 우버는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비록 후발 주자인 리프트(Lyft)가 빠르게 추격하고 성추행 파문, 소송, 집단 반발 등 문제로 완벽한 성공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현재의 성장만으로도 우버의 경영은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된다. 50여일의 대선 열풍을 타고 긴박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대선 후보들이나 탄핵의 폭풍을 벗어나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국민 모두가 우버 성공의 비결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우버는 스스로를 'SW 기업'이라 부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만도 3000명 이상의 SW 엔지니어가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고 신규 사업을 설계하느라 분주하다. 기사를 호출하고 서비스를 평가하는 기본 작업부터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특정 시간과 장소에 택시를 집중 배치하는 것도 SW 플랫폼이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결제 방식과 실시간 가격 책정 방식 도입은 물론 축적된 정보를 활용, 배송 사업에 진출한 것도 무인자동차 사업을 가능케 한 SW 기술의 힘이다.
누가 뭐라 해도 우버의 최대 무기는 '신뢰'다. 안전과 불법 행위 우려에도 우버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주는 믿음 때문이다. 실시간 평가를 통해 직원을 철저히 통제하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고용해 사회 기여의 모습도 보여 주고 있다. 공유 경제의 최대 장애물인 '신뢰의 붕괴'를 최대 적으로 삼고 있는 우버는 일부 사건과 사고가 발생해도 신뢰가 바람막이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신뢰의 붕괴로 허덕이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고객만을 위한 서비스'는 우버가 고집하는 최상의 전략이다. 고객 안전을 위한 방안을 공지하고, 승차 거부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이 탑승하기 전에는 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단지 기사는 하루에 두 번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결제 방법을 고객 중심으로 다양화하고, 고객의 실시간 서비스 평가 점수가 낮으면 절대로 고용하지 않는다.
우버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는 이유는 '끊임없는 진화' 때문이다. 자가용 합승으로 시작한 우버는 배송, 헬리콥터, 자율주행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핵물리학자, 기계공학자, 신경과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싱크탱크를 구성한 우버는 이제 비행자동차 개발을 위해 항공학 전문가 마크무어를 영입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듯하다. 복지부동으로 발걸음 떼기를 거부하는 우리의 지도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국가 경영도 기업 경영과 유사한 점이 많다. 국민 최우선 정책·서비스·신뢰를 말로만 하는, 무늬만 우버인 정부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국정 농단, 비리 사건, 정경 유착, 재벌 특혜 등으로 신뢰가 땅에 떨어진 대한민국 정부가 차기 지도자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정치 실현을 요구하는 이유다. 또 정부는 SW 플랫폼이란 무기를 가져야 한다. 빅데이터와 AI 기술로 국민의 요구를 분석하고, 블록체인 기법으로 중앙관리 체계를 분산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공무원 인사와 평가부터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도록 변신해야 한다. 대선 주자는 우버의 성공 비결을 배워 상심한 국민에게 국가 경영 비전을 보여야 할 때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