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도(SRT)에 적용된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티베로'가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국산 소프트웨어(SW)의 불신을 없애는 계기를 만들었다.
22일 SR(SRT운영사)는 지난해 12월 9일 SRT를 개통한 후 100일 동안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SRT는 시스템 구축 당시 티맥스소프트 '티베로'를 도입했다. 코레일 연동 일부 시스템을 제외한 운영시스템이 티베로 기반 위에 구동한다.
SRT는 100일 동안 하루 평균 4만여명, 총 450만명(누적이용객)이 이용했다. 5분 이상 연착하지 않은 비율(정시율)이 95.44% 기록했다. 15분을 초과하지 않은 비율은 99.89%다. 열차 정시 도착과 빠른 예매 시스템 덕분에 고객 만족도가 높다.
시스템 운영 핵심인 DBMS가 이를 뒷받침했다.
SR 관계자는 “홈페이지부터 애플리케이션(앱), 예약 시스템까지 고객 접점 서비스 모두 티베로 DBMS 기반에서 문제없이 운영됐다”고 말했다.
SRT는 1월 설 승차권 예매 시스템이 멈춰 '예매 대란'을 일으켰다. 웹 가속기(웹 응답 속도를 높이는 기술) 설정 오류 문제였다. SR 관계자는 “설 예매 시스템 문제는 DBMS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철도시스템은 항공, 도로 등 주요 산업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성능과 안전, 안정성 등 다양한 요건을 충족한 제품 도입이 요구된다. 그동안 산업별 핵심 시스템은 대부분 외산 SW를 채택했다. 국산 SW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SR는 2년 전 DBMS 사업 선정 시 10여건에 달하는 요건별 개념증명(POC)을 거쳐 티베로를 선택했다. 철도 시스템 핵심인 성능과 안정성을 면밀하게 살폈다. 당시 코레일이 오라클 외산 DBMS를 쓰는 상황에서 티베로의 도입 결정은 쉽지 않았다. SR는 타 공공기관 등 국산 SW 도입 사례를 분석해 최종 결정했다.
SR관계자는 “초기 안정성과 성능 우려가 있었다”면서 “실제 사용해 보니 우려와 달리 안정적으로 시스템 운영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국산 SW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기우”라면서 “POC로 충분히 성능 검증을 마쳤다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SR는 티베로 도입에 따른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티베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국산 SW 기대감도 높아진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제품 경쟁력이 가격 측면에서만 있었지만 최근에는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면서 “철도뿐만 아니라 교통, 금융 등 주요 산업에 국산 제품 도입이 늘어 국산 SW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