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올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물량을 확대하는데 반해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기 때문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코리아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2017'에서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용 LTPS LCD 시장이 공급량 증가, 플래그십 모델에서 OLED와 경쟁 등으로 상당한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중국 BOE, 차이나스타, 티안마를 비롯해 대만 AUO와 폭스콘, 일본 JDI와 샤프 등 주요 패널 제조사는 중소형 LTPS LCD 생산능력을 증설했다. IHS마킷은 올해 가동을 시작하는 5.5세대와 6세대 LTPS LCD 신규 생산라인이 풀가동하면 기존 4.5세대부터 6세대에 이르는 전체 LTPS LCD 생산면적이 작년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대화면 고해상도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몰퍼스실리콘(a-Si) LCD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2014년 약 13억대 규모였으나 2016년 10억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에 LTPS LCD 출하량은 2014년 4억대 초반에서 2016년 5억대를 돌파했다. OLED는 같은 기간 1억6000만대에서 4억만대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세계 스마트폰용 LTPS LCD는 JDI, LG디스플레이, 샤프가 2015년 기준 전체 시장 80% 이상 차지했다. 작년 중국 티안마와 BOE가 진입하면서 70%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부터 애플이 아이폰 일부 모델에 OLED를 탑재해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새로 진입하는 중국 패널 제조사가 더 늘면 3개사 비중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자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올해 공격적으로 LTPS LCD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 어느 해보다 고객사 확보와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요 7개 패널 제조사 작년 스마트폰용 LTPS LCD 출하량은 전년보다 93% 늘어난 9600만대다. 같은 기간 아몰퍼스실리콘 LCD 출하량은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출하량은 아직 아몰퍼스실리콘이 많지만 성장세는 LTPS가 훨씬 가파르다.
같은 기간 한국은 LTPS LCD 출하가 줄고 OLED가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격적으로 중소형 OLED를 양산해 국내외 제조사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테리 유 IHS테크놀로지코리아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급형은 중국과 일본이 LTPS LCD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한국은 리지드 OLED로 맞서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프리미엄 시장은 풀HD 이상 고해상도와 18대 9 화면비가 주류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OLED와 일본의 LTPS LCD가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3대 스마트폰 브랜드인 화웨이, 오포, 비보를 고객사로 유치하려는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개 제조사의 중국 점유율은 2015년 42%, 2016년 55%, 올해 58%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테리 유 연구원은 “1위 기업 화웨이는 작년에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프리미엄용 플렉시블 OLED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안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의 플렉시블 OLED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