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널 제조사가 내년부터 중소형 패널을 생산하는 저세대 라인에 대한 운용전략을 다시 짜야한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자리를 내주면서 패널 제조사 수익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중국 패널사가 작년과 올해에 걸쳐 LTPS LCD 생산능력을 증설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렉시블 OLED 수요가 급격히 상승하자 리지드 OLED와 맞경쟁하면서 가격이 하락해 어려움이 커졌다. OLED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거나 감가상각이 끝난 저세대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가 내년에 시작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7에서 중소형 아몰퍼스실리콘(a-Si)과 LTPS LCD 시장이 내년에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전체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 저가형 아몰퍼스실리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작년 점유율이 57%였으나 내년에 절반 이하인 48%로 감소하고 2020년 43%까지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LTPS LCD는 별다른 성장 기회를 찾지 못하고 완만히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OLED는 작년 약 20% 점유율에서 2020년 30% 이상 점유율을 달성한다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LCD 비중이 줄고 AMOLED가 성장한다.
문제는 다수 패널 제조사가 작년과 올해에 걸쳐 LTPS LCD 생산능력을 증설했는데 시장 수요가 OLED로 바뀌면서 설 자리가 좁아진 점이다.
IHS마킷 조사에 따르면 올해 LTPS LCD 생산능력이 약 80만㎡ 증가해 작년 1분기 약 225만㎡ 수준에서 올 3분기 약 310만㎡ 이상 수준을 형성했다. 애플이 아이폰Ⅹ를 출시해 LTPS LCD 소비가 OLED로 이동했고 내년에도 OLED 모델 중심으로 제품군을 구성하는게 유력해 LTPS LCD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국 패널사 제품 채택을 확대하는 것도 위기로 작용한다. LTPS LCD를 증설한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자국 스마트폰 기업에 빠르게 공급을 확대해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같은 경쟁사 어려움이 커졌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중국 패널사 제품을 채택한 비중은 2015년 2분기 19%에서 올해 2분기 50%로 급증했다.
LTPS LCD 공급과잉이 발생했고 풀스크린 열풍이 OLED 채택을 부추기면서 LTPS LCD는 중급형 시장을 넘어 보급형 제품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풀스크린을 구현하기 위해 보급형 시장에서도 저해상도 대형 패널을 채택하는 움직임이 형성됐지만 수익성 악화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허무열 IHS마킷 부장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OLED에 치우쳐 새로운 응용분야를 개척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생산능력을 활용하기 힘들다”며 “노후 팹 가동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응용분야를 개발하는 등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한 BOE·티안마·센추리의 중소형 LTPS LCD 출하량 전망 (자료: IHS마킷)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