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 계열 전자부품 기업인 한솔테크닉스가 한국의 '폭스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생산, 공급하는 휴대폰 수탁제조(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 사업이 회사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EMS 업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매출 8076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휴대폰 부문에서 3453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 43%다. 다른 사업 부문인 파워보드(2141억원), 솔라(1724억원), LED(431억원)를 모두 앞질렀다.
2015년까지만 해도 한솔테크닉스의 핵심 사업은 TV 부품이었다. LCD TV에 탑재되는 파워보드가 2015년 한해 2322억원으로 전체 36%를 차지했다. 솔라가 그 뒤를 이었으며 휴대폰이 세 번째였다. 2015년 휴대폰 매출은 통틀어 1326억원. 전체 매출 약 20% 정도를 차지했던 비중이 지난해 43%로 확 뛰었다.
한솔테크닉스 사업구조 개편은 핵심 거래처인 삼성전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솔테크닉스는 베트남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생산 중이다. 전자제품을 대신 제조해 공급하는 EMS 사업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을 외부에 맡기는 건 극히 이례적인 경우지만 한솔테크닉스는 2015년부터 EMS를 제공하고 있다.
피처폰을 생산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스마트폰부터 제조해 실적에 대한 기여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한솔테크닉스가 제조한 삼성 스마트폰은 갤럭시J와 갤럭시A 등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한솔테크닉스가 사업 재편에 성공했다며 휴대폰 사업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대적으로 판가가 높은 A시리즈 시장 진입에 성공한 점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불어 올 3월부터는 베트남 EMS 생산능력을 10~15% 늘리면서 매출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무선충전 부품들도 실적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솔그룹은 범삼성가다.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장녀다. 한솔테크닉스의 최대주주는 한솔홀딩스다.
<자료:한솔테크닉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