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가 재조명받는다. 데이터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움직이는 기반이다. 우수 데이터를 얼마나 보유했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나라는 공공 데이터의 개방 작업을 서둘렀다. 2013년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 데이터 개방을 유도했다. 법 시행 3년 만인 지난해 공공 데이터 개방 건수는 법 시행 이전보다 3.9배 늘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 데이터 개방 지수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단기간에 이뤄 낸 놀라운 성과다.
반대급부도 있다. 개방하는 데이터 용량에 올인, 질적 성장을 챙기지 못했다. 품질을 고려하지 않고 개방에만 신경 쓴 탓에 부정확한 정보가 많다. 공공 데이터 오류율은 2013년 4.98%, 2014년 4.93%, 2015년 5.17%, 2016년 5.52%로 조사된다. 공공 데이터 활용 기업이 애플리케이션(앱), 웹 서비스 기업에 편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에 필요한 데이터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공급자 중심으로 개방돼 정작 수요자가 원하는 데이터는 없다. 기업 활용도가 떨어진다. '2016년 정보화통계집'에 따르면 조사 기업 가운데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은 12.1%다. 87.9%는 공공 데이터를 서비스 등에 활용하지 않았다.
행정자치부가 데이터 품질 문제 해결에 팔 걷고 나섰다. 지난해 36개 중점 데이터 분야를 정해 단계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했다. 품질 수준 평가제를 도입, 품질 개선을 도모한다.
핵심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질 좋은 데이터다. 이를 위해 공급자 중심의 데이터 개방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 중심의 데이터 개방은 곤란하다. 해당 업무 전문가, 산업 종사자, 고객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데이터 개방 작업에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