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고음이 요란하다. 지난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췄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암울한 전망 속에서 주변국과 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거세게 성장하는 중국, 장기불황을 딛고 일어서는 일본 사이에서 '넛크래커'가 될 신세다. 우리나라 성장 곡선도 지속 하향세다.
'한·중·일 경제 삼국지2: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한국 경제'는 중국, 일본 사이에 있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헤친다. 첫 장부터 우리나라 경제가 한계에 직면했다고 단언한다. 1970년대 만들어진 우리 경제 골격 수명이 다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우리나라 유일한 성장 동력은 대기업 중심 제조업이다. 정보기술(IT)·자동차·석유화학·기계 부품 등 우리 주력산업 경쟁력 핵심은 '규모의 경제'다. 규모의 경제 실현은 중국이 우리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주력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우리나라의 30~40배에 이르는 규모로 압도한다. 저자는 중국의 거센 추격에 우리 주력업종 대부분을 빼앗길 것이라는 암울한 분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2013년 펴낸 '한·중·일 경제 삼국지: 누가 이길까?'에서 이미 우리나라 경제 구조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우리경제에 빼놓을 수 없는 중국·일본 경제를 우리나라 경제와 촘촘히 교차 분석했다.
2편에서는 중국·일본경제를 분석하고, 4차 산업혁명에 휩싸인 세계 경제도 전망한다. 전망에 따르면, 중국은 인구잠재력·과학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장기 성장추세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아베노믹스가 실패해 장기쇠퇴 길로 간다. 세계 경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급변해 불확실성이 커진다.
일본·우리나라·중국은 대체로 20년 격차를 유지한다.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 격차는 급속하게 좁혀지고, 우리나라와 일본 격차는 아직 간격이 있다. 저자도 이에 동의한다. 그래서 2편은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대안 제시에 많은 분량을 할애 했다. 지난 1년 간 경제 관련 각 분야 전문가와 50차례 이상 토론한 결과를 책 속에 녹여냈다.
저자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전환에 나서지 않으면 10년 이내에 추락의 길에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과 비교 우위에 서고 일본과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혁신 중소·중견 기업, 부품·소재·장비 분야,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분야로 지목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국가전략 수립도 강조한다.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경제 생태계, 산업 창조적 혁신을 촉진할 인력양성시스템 등 개혁도 필요하다고 주문하다.
우리나라 경제 위기를 진단한 책은 많다. 통찰력을 녹여낸 책은 찾기 힘들다. '한·중·일 경제 삼국지2: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 한국 경제'는 30년 공직 생활을 산업분야에서 근무한 저자의 경험과 통찰이 녹아있다. 저자는 제25회 행정고시 합격 후 산업입지환경과장, 철강·석유화학과장, 부품·소재과장, 산업기술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지식경제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현재 삼정KPMG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안현호 지음, 나남 펴냄, 2만4000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