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격변의 자동차](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7/03/30/article_30190920740674.jpg)
드라마 속 '도깨비'는 900년 동안 젊음을 유지하는 '불변'의 삶을 살았다. 그것은 드라마 속에서만 가능하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불변은 없다는 사실 하나다.” 1960년대를 뒤흔든 사회학자 다니엘 벨의 말이다. 불교에서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다. 항상 생사와 인과가 끊임없이 윤회해 한 모양으로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했다.
영원한 권력도 없고 사회 구조도 끊임없이 변한다. 신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산업계는 변화에 더 민감하다. 변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 새로운 흐름을 타지 않으면 즉각 밀려나는 구조다.
자동차는 안전에 민감하고 가격도 고가인 탓에 어떤 산업보다도 움직임이 더딘 분야였다. 그러나 이 자동차 산업마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 순위도 시시각각 변한다. 환경과 규제 이슈까지 터지면서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더 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과 강박 관념도 강하다.
요즘은 자동차의 변화 속도에 정보기술(IT) 기업이 따라가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특유의 보수 성향으로 IT와 성향이 맞지 않다는 이야기는 옛말이다.
'2017 서울모터쇼'는 변화를 넘어 '급변'을 보여 준다. 한 해 가장 많이 팔릴 신차를 소개하는 자리인 '모터쇼'가 어느새 친환경차와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신기술 경연장이 됐다. 국산차 1위 현대차, 수입차 1위 벤츠는 올해 판매할 신차보다도 '미래형 커넥티드 카'를 먼저 소개했다. 내연기관 완성차를 뒤로 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시장 점유율 2~3%에 불과한 친환경차가 올해 출시되는 신차 모델 수의 30%를 넘는다.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 10년 동안 여러 기술을 융합하며 가장 많은 변화가 나타날 분야로 꼽힌다.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기존 질서를 깨고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한 때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