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아내 이름 언급말라”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가대위) 소속으로 활동해 왔던 이선원씨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측에 아내 이름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선원씨는 최근 반올림 홈페이지 게시판에 “반올림이란 단체에 고 이숙영씨 이름이 안 나오길 부탁드린다”고 썼다. 이 글 제목은 '이종란노무사에게'였다.

고 이숙영씨는 2014년 백혈병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인물이다. 남편인 이선원씨는 반올림 소속으로 삼성과 협상하다 2014년 하반기 송창호씨 등 또 다른 이해 당사자들과 가대위를 꾸렸다. 반올림은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가대위 대표인 송창호씨는 “반올림은 이해당사자보단 오로지 노동 투쟁을 위해 움직이는 단체”라고 규정했다.

글 제목에 나온 이종란 노무사는 반올림 활동가다. 이 노무사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상무 출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영입을 비판하면서 고 이숙영씨를 지속 언급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이 백혈병 이슈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고, 이 때문에 후배 죽음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 이숙영씨와 양 최고위원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원씨는 “학교 선후배든 아니든 언론 기사화가 안 되었음 한다”고 썼다.

송창호씨는 “그 글은 가대위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 쓴 것으로 안다”면서 “이해당사자를 위한 단체도 아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아내 이름을 언급하는 것에 불쾌함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앞으로는 고 이숙영 님의 이름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