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자 대표 케빈, 신입 남캠 첫 방송 인사드리겠습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가 1일 아프리카TV 첫 인터넷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토요일 저녁 10시, 다소 늦은 시각에도 누적 시청자가 6만명이 넘었다. 그동안 아프리카TV 이용자가 소통에 목말랐다는 의미다. 채팅과 별풍선이 쏟아져 일일이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서 대표는 이날 '통(通)프리카'라는 주제로 아프리카TV 운영 정책과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이용자 의견을 청취하고 가감 없이 심경을 밝혔다. 강제퇴장이나 채팅금지 없이 민감한 질문에 답변했다. 병역 문제로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씨 방송, 승부조작으로 논란이 됐던 프로게이머 마재윤씨 방송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서 대표는 “마재윤씨 방송 허용을 놓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다시 읽을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벌을 받고 사과를 하면 용서를 해야 한다. 방송을 못하게 하면 초헌법적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규제 고민도 토로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시장 개척자로서 BJ와 정부 양측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아직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아프리카TV 방송금지 정책에 대한 오해를 해명했다. 여성 BJ 노출 문제는 자율과 권한을 주되 개선 사항을 논의한다. 엄격하게 적용된 19금 방송 기준은 완화한다. 서 대표는 “청년들이 많이 보다보니 미래부, 여가부, 방통위 등 정부에서 관심이 많아 협력하고 있다”면서 “선두주자로서 건전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건전한 플랫폼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TV 지원책과 개선사항도 소개했다. 12일부터 모든 BJ에게 1080픽셀 화질, 비트레이트 8000K를 제공한다. 게임 방송, PC부터 모바일로 순차 적용한다. 화질은 그동안 창작자·시청자 모두에게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다. 이용자 개선사항 요구에 실시간 답했다. UFC 중계권, JTBC 중계권, 일본 애니메이션 중계권, 인문학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 방송을 약속했다. 로고 크기 조정부터 애플 PC·모바일 운용체계(OS)용 서비스 개선까지 다양한 의견을 접수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원조라는 자부심도 내비쳤다. 해당 분야에서 수년간 이어온 아프리카TV 운영 노하우에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서비스 '유튜브 라이브' '페이스북 라이브' '트위치' 등 경쟁 서비스 진출이 전체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용자·창작자와 소통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 서대표가 직접 소통에 나선 이유다. 개인방송 시작 외에도 최근 자사 개인방송 게스트 출연, 실적 콘퍼런스콜 방송 등 이용자·주주와 적극 소통에 나섰다. 서 대표는 “사업하다보니 아프리카TV를 위한 운영이 됐다. BJ대도서관은 정지가 아닌 소통으로 해결해야 했다”면서 “1%가 아닌 99%를 위한 서비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