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익명 SNS '블라인드' 美 서부도 통했다

사내 익명 SNS '블라인드' 美 서부도 통했다

사내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블라인드가 미국에서도 통했다. 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우버·에어비앤비 등 170개 미국 기업 사내 소통 창구로서 자리잡은 것이다.

팀블라인드(대표 문성욱)는 자사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가 미국 기술기업 170여곳에서 사용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한 앱 서비스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블라인드는 같은 회사 동료나 동종업계 사람 간 솔직한 소통과 교류를 돕는 익명 SNS다. 2013년 12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만 75만명이 이용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중소기업 직군별 라운지를 열었다. 300명 이하 기업에서 은밀히 사용해도 개인 신상이 드러나지 않도록 회사명을 공개하지 않는 기능이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은 2015년 시작됐다. 정보기술(IT) 기업만 국한해도 670만명에 이르는 규모가 매력적이었다. 본사도 직장인 규모가 큰 미국으로 옮겼다. 하지만 처음 시장진입은 만만치 않았다. 미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기업을 파고들 기회가 없었다.

김성겸 팀블라인드 이사는 “처음 미국 시애틀에 갔을 때는 누구를 만날지 막막했지만 한국계 아마존 직원 덕분에 아마존을 시작으로 미국에 블라인드를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을 시작으로 미국 사용자도 빠르게 커졌다. MS, 우버, 구글, 페이스북 등 170개 기술 기업 임직원이 블라인드를 활용한다. MS 2만명 이상, 아마존 8000명, 구글 4000명, 우버 3000명 이상이 사용한다. 페이스북과 애플, 야후 등에서도 각 2000명 이상이 활용한다.

블라인드는 우버와 아마존, 야후 등 미국내 직장 분위기를 바꾸는데도 일조했다. 아마존 직원 인사와 우버 성희롱 사태, 야후의 대규모 직원 감원이 불거지는 데 통로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직종별 라운지가 열려 서로 다른 기업간 소통이 이뤄진다.

정영준 팀블라인드 공동창업자는 “세계 어느 곳이나 직장인간에 사내 소통 결핍과 위계질서로 인한 구성원간 정보 불균형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블라인드는 구성원 간 솔직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업이 신뢰를 쌓는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