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산하 중소·중견기업기술혁신센터가 출범했다. 센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중소기업을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출연연의 앞선 연구개발(R&D) 성과를 중소기업으로 이전하는 게 주요 임무다.
중소기업청은 산·학·연 협력 기술개발 사업에서 출연연과 중소기업이 함께 개발키로 한 R&D 과제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출연연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활성시키겠다는 것이다. 센터가 활성화되면 그동안 R&D 역량 부족으로 고전하던 중소기업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출연연에서 낮잠 자고 있던 연구 성과도 비즈니스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국가 R&D 예산의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출연연들은 중소기업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출연연마다 기술 이전 전담 조직을 만들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출연연 평가 항목에 중소기업 지원 점수가 포함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술 이전 사업이 큰 빛을 보지 못한 것은 '미스 매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출연연이 어떤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 출연연도 중소기업 정보가 부족, 기술을 이전할 대상을 찾지 못했다. 센터는 이런 '미스 매치' 문제를 풀어 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전문 지원 기관이 보유한 중소기업 정보를 기반으로 출연연과 기술 매칭은 한결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는 기술 교류에 그치지 않고 인력 교류까지 주선할 방침이라고 한다. 고령화로 인사 적체가 심각한 출연연과 전문가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인력 불균형 문제도 해소시켜 줄 수 있다.
몇 가지 우려되는 점도 있다. 센터는 중소기업청 산하인데 반해 출연연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조직으로, 부처 간 불협화음을 빚을 수도 있다. 센터가 활성화되려면 안정적인 예산 확보도 시급하다. 모처럼 출연연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마당이 만들어졌다. 옥동자를 잉태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의 대승적 지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