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본사가 있는 JP모건체이스(JP모건)는 세계서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이자 미국 최대 투자은행이다. 지난해 매출은 107조원(956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JP모건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회사 시스템을 고부가의 디지털형태로 전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1등' 기업답게 지난해 JP모건이 IT에 투자한 금액이 10조 원(95억 달러)을 넘었다. 매출이 100조 원 넘는 '공룡'임에도 매출 대비 IT투자액이 약 10%에 달했다. IT투자에 인색한 우리나라 금융권과 대비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 53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시도, 228개 시군구가 올해 집행하는 정보화 예산(5조2000여 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액수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재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이날 주주들에 보낸 연례서한에서 “지난해 IT분야에 95억 달러를 투자했다”면서 “올해 디지털 뱅킹과 온라인 투자 자문, 전자거래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90억 달러 IT 투자 중 3분의 1인 30억 달러가 새로운 전략 시행에 들어갔다. 6억달러를 투입해 핀테크 솔루션과 프로젝트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56년생인 다이먼은 그리스 이민자 출신이다. 보스턴 근교 사립명문대인 터프츠 대학을 졸업했고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마쳤다. 2000년 3월 미국 5대 은행인 '뱅크원'의 CEO가 됐는데, JP모건이 뱅크원을 2004년 7월 인수, 합병사의 사장 겸 최고운영임원을 맡으면서 'JP모건맨'이 됐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1년여 뒤인 2005년 12월 JP모건 CEO가 됐고, 2006년 12월에는 회장에도 올랐다. 현재 JP모건 회장 겸 CEO다. 미국 저명지 타임이 2006년과 2008년, 2009년, 2011년에 선정한 '세계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고,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CEO를 대상으로 선정한 '베스트 CEO'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다이먼은 주주 서한에서 IT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경영을 강화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부 뛰어난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면서 “이는 디지털 기술로 고객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은행 경영에 IT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그는 초대형 투자은행 중 가장 많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로 달려가는 경영자다. 정기적으로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 있는 IT기업 경영자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만나 경영 영감을 얻는다. 2년 전에는 '실리콘밸리가 오고 있다'는 제목으로 주주 서한을 보내 투자자들에게 IT기술 중요성을 일깨우기도 했다.
다이먼 지휘하에 JP모건은 여러 IT기업과 협업 전선을 구축했다. 2015년 10월 소비자 결제회사로 촉망받던 하이테크 기업 젤레(Zelle)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온라인 모기지 회사 루스티파이(Roostify), 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자동차 금융 회사 트루카(TrueCar) 및 온 덱 캐피털(On Deck Capital)과도 협력 관계에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