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가전사 UHD TV로 지상파 UHD 본방송 못 볼 위기

중소가전사 UHD TV로 지상파 UHD 본방송 못 볼 위기

국내 중소 TV제조사가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적용되는 '수신제한시스템(CAS)' 인증 비용 부담으로 지상파 수신 기능을 포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업체 UHD TV 구매자는 유료방송 가입없이 지상파 UHD 방송을 직접 시청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가전업계에 따르면, CAS를 적용한 지상파 UHD TV 시스템온칩(SoC) 인증 비용이 6000만원 안팎이다.

중소 TV제조사는 인증 비용 과다로 CAS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은 하나의 SoC를 인증받으면 여러 모델을 대량 생산할 수 있지만, 중소 TV제조사는 수량이 많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극소수 지상파 UHD TV 직접 수신 시청자를 위해 수천만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중소 TV제조사 스마트홈일렉트로닉스는 지상파 직접 수신 기능을 탑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스마트라홈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이달 초 RAPA에 문의한 결과, 비용이 예상보다 높았다”면서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소 제조사 관계자는 “지상파 UHD 암호화 인증 비용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고 중소기업에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90% 이상 가구가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시청하는 상황에서 극소수 직접수신 시청자를 위해 모든 TV에 CAS를 장착하는 게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UHD TV 시장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5%에 해당하는 중소 TV를 사용가구도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RAPA 관계자는 “국내 중소 가전사 어려운 입장을 알고 있다”며 “인증 비용을 최소화하고, 중소가전사 비용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증 비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상파TV 콘텐츠를 암호화하는 CAS 기술 때문이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상파 UHD 암호화 인증을 사업자간 협의사항으로 하도록 했다. 이후 암호화 인증 탑재가 민간표준으로 채택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UHD 본방송을 직접수신하려면 TV에 별도 암호화 해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 제조사는 CAS를 포함한 지상파 UHD 직접수신 기능을 RAPA로부터 인증받고, 시험인증과 로열티 등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