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광주공장. 이곳은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사업을 처음 시작한 장소이자 생산, 공정 노하우가 결집된 곳이다. 여기서 축적한 생산 노하우는 듀얼카메라, 초광각카메라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도 적용된다.

최근 기자가 찾은 광주공장은 출입서부터 매우 까다로웠다. 검사, 시험을 제외한 모든 제조 공정이 10존 클린룸에서 이뤄진다. 10존 클린룸은 1세제곱피트당 0.0005㎜ 크기 먼지가 10개 이하라는 뜻이다. 반도체 생산라인과 맞먹는다. 종합병원 무균수술실(100존)보다 먼지가 적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무려 7단계 이물 제거 절차를 거쳐야 했다. 방진복·방진화 착용, 1차 접착롤, 정전기 테스트, 방진화 바닥 세척, 에어샤워, 2차 접착롤 사용, 손 세척 등을 거치는 데만 5분 이상이 소요됐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카메라모듈은 조그만 티끌에도 불량이 나는 매우 미세한 제품”이라면서 “생산현장 관리는 한 마디로 먼지와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센서 취급부터 첨단 공정을 도입, 품질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미지센서는 영상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카메라모듈 핵심 구성품이다. 기판 위에 이미지센서를 결합하고 렌즈, 액추에이터 등 광학 부품을 올려 카메라모듈을 완성한다.
이미지센서 결합이 모듈 생산의 첫 단추인 셈이다. 웨이퍼 단위로 받아온 이미지센서를 세척, 기판 위에 결합한다. 와이어 본딩까지 거친 기판과 센서는 세척 후 검사를 거쳐 IR 필터와 결합한다.
LG이노텍은 최근 LG전자 G6 카메라모듈 생산에서 이 과정을 자동화했다. 세척 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IR필터 결합까지 자동으로 이어진다. 먼지나 작업자 실수에 의한 불량, 품질 저하를 원천 차단했다. G6 카메라가 호평 받는 이유다. 이 노하우는 향후 다른 제품 생산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광학 부품 결합에는 독자 개발한 '액티브 얼라인' 공정을 쓴다. 렌즈 앞면과 뒷면 중심축을 정확하게 정렬, 결합해야 한다. 미세한 각도 차이에도 해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액티브 얼라인은 렌즈·경통부와 이미지 센서 간에 발생하는 미세한 각도 차까지 교정해가며 결합하는 공정 기술이다. 카메라모듈 생산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어서 10존 클린룸에서 별도 관리된다.
조립이 끝난 모듈은 장비, 육안 검사를 거쳐 비로소 출하된다. 광학식손떨림방지(OIS) 품질 검사는 카메라모듈을 수백 번 흔들면서 촬영하는 극한 검사를 거친다. 신뢰성 시험실은 외부 충격, 극한 온도, 열충격, 먼지에도 카메라 성능이 유지되는지 살핀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양산 라인에 오를 수 있다.

LG이노텍이 이처럼 생산 품질에 공을 들이는 것은 카메라모듈 고성능·고기능화 때문이다. 카메라모듈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불량 확률도 높아진다. 최근 각광받는 듀얼카메라는 카메라모듈 두 개가 한쌍으로 합쳐진 구조다. 양쪽 중 한 개 카메라에만 문제가 생겨도 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LG이노텍은 업계가 인정하는 세계 1위 카메라모듈 제조사가 됐다. 지난해 카메라모듈로 2조8500억원 매출을 기록, 6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애플도 LG이노텍 카메라 품질을 높이 사 아이폰7 듀얼카메라 제조를 맡겼다. 애플 주문이 늘면서 LG이노텍은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카메라모듈은 성능이 높아질수록 대체로 더 민감하고 복잡해진다”면서 “생산 과정에서 최고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선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